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놓고 일부 피해자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94)는 7일 오후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국회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도저히 억울해서 못 죽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다. 무슨 면목으로 나라를 이끌고 대통령을 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다른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도 “(일본에) 데려가 평생 골병 들게 만들어놨다. 수십 년을 기죽어 살았는데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했다. 두 할머니는 미쓰비시중공업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참으로 수치스럽다. 민주당은 윤 정부의 반인권적 반인륜적 반국가적 야합, 일방적 선언에 대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가해자의 인정과 사과 없이 제3자 변제의 방식으로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고 평가하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한일 양국 정부와 책임 있는 일본 기업이 피해자 중심으로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정부가 내놓은 해법에 대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배상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건 원고 측이 고령이고 장기간 소송과 판결 이행이 지체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 정의의 원칙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강제징용 책임 기업을 포함한 일본 측의 상응 조치가 아직 포함되지 않은 점은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해법을 받아들이겠다는 유족도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 유족 A 씨는 “수십 년 동안 재판을 쫓아다니느라 너무 힘들었다. 이제 정부안을 받아들여 문제를 일단락 짓고 싶다”며 “아직 정부와의 면담 일정은 따로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 15명 중 4명의 유족이 배상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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