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항소심도 집행유예…李 “대법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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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9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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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 등) 등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3.9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폭행 등) 등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3.9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59·사법연수원 23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전 차관은 판결 직후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 한기수 남우현)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차관에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이 전 차관과 함께 기소된 전직 서초경찰서 경찰관 A씨에도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차관이 택시기사에 합의금을 건네고 전화를 통해 진술을 부탁했고, 실제 동영상이 삭제된 점을 고려했다. 택시기사 앞서 1심 법정에서 “이 전 차관의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한 사실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이 전 차관은 형사 처벌을 면하거나 경감받기 위해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며 “원심판결 선고 이후 별다른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차관이 부인한 증거인멸 혐의를 두고 “영상 삭제를 요청했을 뿐만 아니라 운전자 폭행 경위와 허위 진술을 요구한 사정, 법률지식이 해박한 점을 보면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전 차관은 판결 직후 취재진을 만나 “변호인들과 상의해서 대법원 판결을 준비하겠다”며 상고 계획을 밝혔다. 택시기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6일 밤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도중 택시기사의 목을 움켜잡고 밀치며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틀 뒤인 11월8일 택시기사와 합의한 뒤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1월17일 이 전 차관의 결심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당시 “피고인은 당시 유력한 초대 공수처장 후보에 오른 상황에서 합의금을 과도하게 주고 합의하고 동영상 삭제를 요청하면서 허위 진술을 요청했다”고 구형 배경을 밝혔다.

이 전 차관은 최후변론에서 “한없이 부끄럽고 송구하다”면서 “제가 빚을 갚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다시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25일 1심 재판부는 이 전 차관의 운전자폭행,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잠시 멈춘 택시에서 기사를 폭행한 것은 교통사고를 유발해 제3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형사처벌을 면하거나 감경받기 위해 증거인멸 교사까지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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