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했던 롯데 인천사업 본궤도 오르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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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인천타운’ 심의 조건부 의결
‘롯데몰 송도’ 10년 가까이 지연
송도에 바이오 생산시설도 추진

이달 3일 찾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롯데몰 송도’ 예정 부지 모습.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이달 3일 찾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롯데몰 송도’ 예정 부지 모습.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구월롯데타운’과 ‘롯데몰 송도’ 등 롯데그룹이 인천에서 추진 중인 굵직한 사업들이 수년간 지연된 끝에 본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인천 송도에 바이오 사업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는데, 구월롯데타운과 롯데몰 송도 사업 등 인천시와 약속했던 사업을 지켜보면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부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롯데인천타운㈜이 남동구 구월동 옛 농산물도매시장 부지에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2300여 채를 짓는 사업에 대한 건축 심의가 이달 7일 시 건축위원회에서 조건부 의결됐다. 롯데 측은 이 일대에 오피스텔 1300여 채와 아파트 약 1000채 등 최고 높이 49층의 건물 9개 동을 지을 계획이다. 위원회는 가구 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지 시뮬레이션해 필요할 경우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조건으로 붙였다.

롯데는 롯데백화점 인천점 등과 연계해 이 일대를 주거와 쇼핑, 문화 시설 등이 결합한 일본의 ‘롯폰기 힐스’를 능가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롯데 측이 소유한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부지에서도 증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롯데 측이 2015년 약 3000억 원을 들여 옛 농산물도매시장 부지까지 사들인 뒤 수년간 세부 개발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실망이 컸다. 특히 최근에는 인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아파트 등 수익성이 좋은 부동산 개발 등 돈벌이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롯데 측은 송도국제도시에도 ‘롯데몰 송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송도동 8―1 일대에 스트리트몰 등 기존 쇼핑몰과 차별화한 리조트형 쇼핑몰을 지을 계획인데, 10년 가까이 지연돼 온 것이다. 2015년부터 단계별 첫 준공이 목표였지만, 몇 차례 계획 변경 등을 통해 2019년 다시 건축허가를 받았고, 지난해에서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의 경관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롯데가 소위 ‘돈 되는 사업’인 2000채 규모의 오피스텔은 이미 준공해 분양을 마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과정에선 공사 중단 여부를 두고 관할 자치단체인 연수구와 세금 관련 소송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 측은 송도에 바이오 생산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에 송도 입주와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인천의 굵직한 사업을 계속해서 지연한 롯데에 토지 공급에 있어 선행 사업의 결과를 보고 바이오클러스터 부지를 제공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몰 송도는 최신 유통 트렌드를 반영해 더 나은 콘셉트로 개발하기 위해 변경 절차를 진행하며 오피스텔 분양이 먼저 이뤄졌다”며 “교통영향평가 인허가를 접수할 예정으로, 2025년 개장을 목표로 사업 지연이 되지 않도록 속도를 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월동 일원 약 14만 ㎡ 매머드급 부지에 당초 개발 계획 취지에 맞는 대규모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인천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인천에서 돈 버는 사업에만 치중하면서 온갖 핑계를 들어 약속을 미루는 행태를 인천 시민은 수년째 참고 있다”며 “유정복 인천시장은 약속을 지키는 롯데 모습을 보며 바이오 부지를 제공할지, 말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인천사업#롯데인천타운#롯데몰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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