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폭’ 2863명 입건, 77%가 양대노총 소속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0일 03시 00분


경찰, 3개월간 건설현장 특별단속
월례비 8100만원 등 금품갈취 최다
“상위단체 조직적 지시 여부 조사”

경찰청이 3개월 동안 건설현장 폭력행위를 특별 단속해 2863명을 입건했는데, 입건자 4명 중 3명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양대 노총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경찰청이 발표한 ‘건설현장 폭력행위 특별단속 중간성과’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한 특별단속에서 총 581건, 2863명을 입건했다. 이 중 2214명(77.3%)이 양대 노총 소속이었고, 기타 노조와 단체 소속은 649명(22.7%)에 그쳤다.

유형별로는 전임비나 월례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이들이 2153명(75.2%)으로 4분의 3을 차지했다. 현장 업무방해가 302명(10.5%)으로 뒤를 이었다. 구속된 피의자는 29명이었는데 이 중 12명(41.3%)이 양대 노총 소속이었다.

단속에선 전·현직 조직폭력배 일당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이른바 ‘페이퍼’ 노조나 시민단체 등을 설립한 뒤 금품을 갈취한 사례 10여 건도 적발됐다. 건설현장에서 조직폭력배 일당의 개입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충북의 경우 지역 내 폭력조직 P파와 S파 조직원 3명이 명목상 노조를 설립한 뒤 8개 건설현장을 돌며 “불법 고용한 외국인 노동자를 신고하겠다”, “건설현장 입구에서 매일 집회하겠다”고 협박해 월례비 명목으로 총 8100만 원을 갈취했다가 적발됐다. 경기남부청은 허위 노조를 설립한 후 건설사를 상대로 “우리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장기간 집회를 열고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협박해 전임비 명목으로 총 1100만 원을 뜯어낸 지역 건설노조 간부 1명을 구속했는데, 이 간부 역시 조폭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2.28. 뉴스1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2.28. 뉴스1
부산경찰청은 장애인, 환경 단체 등을 세운 뒤 경남지역을 돌며 “장애인 고용 등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를 방해하겠다”며 3400만 원을 가로챈 장애인 노조 지부 일당도 검거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 조합원 중 장애인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입건자 중 102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6월까지 특별 단속을 이어가며 상위 단체의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건폭#한국노총#민노총#월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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