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못참는 굴착 기사의 ‘센스’…제주 환각 질주 결말 (영상)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12일 13시 30분


코멘트

지난달 28일 오전 11시경 제주 서귀포시에서 있었던 환각 운전자 6중 추돌사고 영상을 경찰이 공개했다.

경찰청은 9일 공식 페이스북에 “불의를 못 참는 포클레인?!”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영상을 올렸다.

사건 당시 112 신고자는 “차 한 대가 뭐 술 먹었는지, 약을 했는지 경적 울리면서 중앙선 침범해서 다 박고 지금 완전 위험해요. 완전 위험한데, 어 어떡해! 어어! 빨리빨리 와주세요!”라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이때 문제의 흰색 승용차는 오토바이를 들이받을 것처럼 바짝 쫓아가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신고 전화에 경찰차들이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차량을 발견한 경찰은 앞을 막아서며 정지하라고 요구했지만 아랑곳 않고 경찰차를 따돌렸다. 경찰이 옆을 들이받아 봤지만, 승용차는 후진하는 듯하더니 다시 달아났다.

이 승용차는 다른 승용차 옆면을 들이받고, 앞범퍼가 이미 부서진 채로 차량 뒤쪽을 또다시 들이받았다. 급기야 한 승용차 옆 부분을 타고 넘어가며 옆에 있던 버스와도 부딪쳤다.

이후에도 광란의 질주는 계속됐고, 경찰이 막다른 곳으로 차를 몰아 넣었다. 그 순간 때 마침 이곳에 있던 굴착기가 얼른 굴착 버킷을 뻗어 차량 뒤쪽을 가로막았다.

도주로가 완전히 차단된 난폭운전 차량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고, 경찰관들은 삼단봉으로 유리창을 깨 운전자를 강제로 끌어냈다.

이 난동으로 승용차와 버스, 트럭, 경찰차 등 차량 6대가 부서졌고, 버스 승객 2명과 승용차 탑승자 등 3명이 다쳤다.

검거된 승용차 운전자(20대·여)는 “전시 상황이라 다른 차량을 대피시키려고 했는데, 경찰이 훼방을 놓았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음주와 마약류 간이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다. 수사를 벌인 경찰은 이 여성이 향정신성 의약품인 식욕억제제를 과다 복용해 환각을 겪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 여성은 범행 직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가 풀려나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