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新노년층 늘어나는데 일자리 70%는 단순업무… 노인일자리 사업 개선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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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이비붐 세대 은퇴 시작… 노년층 학력-경력에 변화 일어나
기존 일자리는 자원봉사 방식… 고숙련자에 맞는 일자리 발굴해야

동아DB
고학력과 전문성을 갖춘 신(新)노년층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도 개선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황광훈 부연구위원과 강지성 책임연구원은 계간 ‘고용이슈’ 최근호에 실린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특성 및 참여 의도에 미치는 영향 요인 분석’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1955년 이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노인 계층의 학력, 경력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어 일자리 사업에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국정과제로 2004년 도입돼 매년 시행되고 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고령 취약계층의 생계유지를 돕고 이들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려는 취지다. 주로 업무 강도가 낮은 자원봉사 형태의 공공형과 민간기업이 정부 보조를 받아 노인을 고용하는 민간형 사업으로 나뉜다. 전체 노인일자리 사업의 70% 이상이 단순 업무 중심의 공공형 일자리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고령화 영향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노년층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진이 실태조사를 한 결과 2020년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적 있는 5020명 가운데 96.0%가 ‘향후에도 해당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사업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60.9%)였다. 다음으로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19.6%), ‘건강을 유지하는 수단’(9.3%)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렇듯 경제적 목적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려는 노년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의 사업 내용과 운영 방식으로는 이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노인세대에 진입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학력이나 전문성이 높아 기존 자원봉사 방식의 일자리에 만족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갈수록 이들 신노년 세대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거나 적정한 수준의 난도가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은 고학력자, 고숙련자 증가에 걸맞은 다양화와 다각화가 필요하다”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새로운 노인일자리 사업도 발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디지털 플랫폼 경제가 성장하면서 노인 택배처럼 노년층이 참여할 만한 플랫폼 일자리도 생겨나고 있다”며 “이에 맞춰 저학력 노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법 등 정보기술(IT) 훈련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고학력#노년층#단순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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