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검찰이 당시 제기된 정·관계 로비 의혹도 배제하지 않고 재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14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건 재수사 배경에 대해 “그만큼 중요한 사건이어서 (다시) 처리한다고 보면 되겠다”며 “종합적인 검토와 효율적인 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확정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약 3200명으로부터 1조3526억원을 받아냈으나 실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하면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대형 금융 사기 사건이다. 당시 미회복 피해 금액은 5542억원으로 조사됐다.
당시 검찰은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정황이 담긴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통해 수사를 확대했지만 증거 부족으로 의혹을 확인하지 못 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옵티머스 사기 사건 관련 수사 자료를 넘겨받고 재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아울러 라임펀드, 디스커버리 펀드까지 문재인 정권 시절 발생한 3대 사모펀드 사건 전반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대표적인 3대 펀드 사건에서 미제 사건을 종합적으로 처리하면서 마무리를 짓고자 하는 의도”라며 “정치적 의도로 생각할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종전에 수사를 진행하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가 대장동 의혹 수사를 맡은 것을 감안한 업무조정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에 취재진이 ‘정·관계 의혹도 다시 들여다보느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그걸 꼭 겨냥해서 보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수사에) 제한이 없다고 보면 되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편지’ 내용을 번복한 데 따른 위증 의혹 전반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이 옥중편지를 공개할 당시 사건을 수임한 A(48) 변호사를 위증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 10일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김봉현의 진술은 여러 증거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며 “여러가지 객관적 정황이나 증거 내역을 종합적으로 보고 (영장 청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봉현의 옥중 폭로 경위 전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시 파장이 꽤 컸는데 왜 이런 일을 했는지 모르고 넘어가면 안 될 문제”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인물로 세르비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신병확보와 관련해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사법공조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사기 혐의로 제소하면서 수사 동력이 될 지 주목된다.
앞서 검찰은 루나 코인을 투자계약증권으로 보고 권 대표 등에게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적용을 고려했으나, 법원은 지난해 테라폼랩스 업무총괄팀장의 구속영장을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한 바 있다.
SEC가 테라·루나 증권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향후 국내 사법절차에서도 가상화폐의 증권성을 입증하는 데 근거가 될 수 있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SEC도 루나 코인의 증권성을 인정하고 권도형 측이 투자자를 속였다고 우리와 같은 판단을 한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설사 증권성이 인정이 안 되더라도 사기죄 (혐의가) 인정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필요한 시점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전 대표는 가상화폐(가상자산) 루나를 팔아 1400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 12월 검찰이 한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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