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부산엑스포 열리기전 완공
해상→육-해상 매립 건설로 변경
10년 넘던 공사기간 5년으로 단축
박형준 시장 “엑스포 유치 여건 조성”
정부가 부산 가덕도신공항을 내년에 착공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전인 2029년 12월까지 개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상 공항이 아닌 육·해상 공항으로 지어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개항 시점을 지난해 밝혔던 2035년에서 5년 6개월 앞당길 계획이다. 부산시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히는 등록 엑스포 유치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며 환영했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었다. 지난해 사전타당성조사와 크게 달라진 점은 공항 배치 계획이다. 당시엔 가덕도신공항을 완전 해상 매립 방식으로 건설하기로 했다. 깊은 바다(최대 수심 약 30m)와 대규모 연약지반(최대 심도 약 40m)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2035년 개항을 목표로 했다.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공기 단축에 초점을 두고 육지와 해상에 걸쳐 공항을 짓는 방안이 선정됐다. 비교적 수심이 얕은 가덕도 근해를 매립하고 해상 매립량도 절반으로 줄여 매립 지역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공기를 최대 27개월 단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사전타당성조사 때 육지와 해상에 걸쳐 활주로를 건설하면 지지력이 균일하지 않아 땅이 고르지 않게 가라앉는 부등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공법을 채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토부는 엑스포 유치 시 개최 일정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가 협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했다. 국토부는 “20년 후 부등침하량이 국제기준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돼 공항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총사업비는 지난해 밝힌 규모(13조7600억 원)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연말까지 가덕도신공항의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고 내년 말 착공해 2029년 12월 개항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약 5년으로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초고속’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짧게 설정됐다.
현재 건설 중인 울릉공항 역시 공기는 5년이지만 총사업비(약 7000억 원)가 가덕도신공항의 20분의 1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은 1992년 착공해 1단계 사업 후 개항까지 9년이 걸렸다. 기본계획 용역을 담당한 유신 컨소시엄은 “(2029년 말) 가덕도신공항을 안전하게 개항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고 했다.
공사 과정에서 보상 문제 등 돌발 변수로 사업비가 늘어나거나 사업 기간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는 토지보상 시기를 기본계획 수립 직후로 앞당겨 착공 시점을 약 1년 앞당길 계획이다. 또 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면 토지나 건물 등을 수용할 수 있게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통상 대형 토목공사는 공구를 나눠 발주하지만 부지 조성공사는 턴키(일괄 발주) 방식으로 시행하며 2029년 12월로 개항 시점을 못 박기로 했다.
부산 지역사회는 크게 환영했다. 다음 달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방한하면 강점으로 내세우며 엑스포의 부산 유치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엑스포 유치 경쟁 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유치 후보지 근처에 국제공항이 있다. 부산은 상당수 방문객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부산까지 KTX 등으로 이동해야 해서 접근성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은 부산 엑스포 유치의 필수 조건이자 국토 균형 발전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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