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되련다’ 논란 충북지사 “민감한 표현 죄송하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16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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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페이스북 글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유감을 표명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 지사는 16일 충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일파라는 민감한 표현을 사용해 오해의 소지를 만들고 도민께 걱정을 끼친 것은 불찰”이라면서 “정말 죄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일파는 우리 근현대사를 통해 개인이나 집단을 저주하는 가장 혹독한 주홍글씨”라면서 “만약 진짜 친일이면 바보가 아닌 이상 스스로를 친일파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친일파’라는 용어를 사용한 점에 관해 김 지사는 “사과한다”고 했으나 “한일 외교를 복원한 윤석열 대통령의 외로운 결단은 박정희의 한일협정과 김대중의 문화개방과 같은 구국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종전 입장을 유지했다.

SNS 활동을 지속할지에 관한 질문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는데, 충북의 지역세로 볼 때는 도움이 될 때가 있다”며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고 절제 있는 표현을 사용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과 유튜브 김영환TV에 이 같은 내용의 글과 영상을 올렸다.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대위 변제 방침을 지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반어적 표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지만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동안 그는 “반어적 표현일 뿐 사과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난 8일부터 이어진 각계각층이 사과 또는 사퇴 요구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 지사는 “(친일파가 되련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친일이라면 그에 동의하는 나 또한 친일파라는 말인가라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다”이라며 “반어적 표현일 뿐 일본 편에 서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같은 날 오전에 충북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충북도청 본관과 서문 앞에서 “도민대표 자격 없다, 친일망언 사죄하라, 함량미달 도지사 사죄하라”라는 문구를 새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 지역 보훈단체 회원들은 같은 시각 충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애국의 마음으로 작성한 글이 순식간에 매국으로 둔갑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부의 판단을 응원한 글이 왜 친일파로 몰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맞불을 놨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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