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신용카드를 쓰다가 주인에게 걸려 도주하던 여성이 점심을 먹으러 나온 해경 형사들의 눈썰미에 붙잡혔다.
16일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낮 12시 20분경 울산해경 수사과 형사2계 소속 차영재 경사와 이승준 순경은 울산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10대 A 양을 추격해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울산에 사는 60대 B 씨는 당일 자신이 쓰지도 않은 카드 사용 내역이 문자메시지로 날아오자 깜짝 놀랐다. 그는 마지막 사용 내역이 찍힌 남구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편의점을 찾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편의점 주인은 당시 편의점 주변에 머물고 있던 A 양이 카드를 사용했다고 알려줬다. 이에 B 씨는 “도둑 잡아라”고 외치며 쫓아갔지만 A 양은 시외버스터미널 사거리 인근 차도를 가로질러 도주했다.
이 모습은 마침 점심을 먹기 위해 차를 타고 가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 경사와 이 순경의 눈에 띄었다. 범죄 상황임을 직감한 이들은 차를 이용해 A 양을 뒤쫓았다. A 양이 골목길로 들어가자 차 경사가 차에서 내려 추격해 붙잡았다.
A 양은 길에서 B 씨의 신용카드를 주운 뒤 백화점 등에서 약 80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관할 지구대로 인계돼 조사받고 있다.
현행범을 검거한 차 경사는 2013년 해양경찰에 입문해 8년간 수사업무를 맡은 베테랑이다. 이 순경은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피해자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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