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에서 발생한 이상 외환거래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고가 명품 등을 수수하고 외국인 투기세력의 불법 외환거래를 도와준 국내 증권사 직원들 5명을 기소했다.
또 해외로 도주한 외국인투자자 등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공조수사 중이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증권사 A(42)팀장을 구속기소하고 B(39)차장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A팀장, B차장, C(38)차장, D(40)차장, E(30)대리 등 피고인 5명은 모두 외국기관 등을 상대로 국내파생상품에 대한 마케팅 및 중개 업무 등을 수행하는 같은 팀 소속 직원들이다.
검찰은 해외로 도주한 외국인 투자자 F(42)씨, F씨의 직원 G(39)씨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 청구와 인터폴에 적색 수배 조치하고 한국인 G씨에 대한 여권무효화 조치를 완료했다.
A씨와 B씨는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파생상품 소요자금인 것처럼 허위 내용의 자금확인서를 첨부해 송금신청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은행 직원을 기망해 420회에 걸쳐 5조7845억원 상당 외화를 송금함으로써 은행 직원의 외화송금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같은 기간 신고없이 411회 합계 1조2075억원 상당 외환을 입금하도록 해 F씨 등의 미신고 자본거래를 용이하게 한 혐의(외국환거래법위반방조)도 받았다.
A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1월까지 F씨로부터 명품 시계(3097만원 상당), 명품 가방(1314만원 상당), 현금 1000만원, 고가 와인 접대(424만여원 상당) 등 합계 5835만여원 상당 재산상 이익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 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수재 등)로도 기소됐다.
B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F씨로부터 명품 가방(2435만원 상당), 고가 와인 접대(372만여원 상당) 등 합계 2807만여원 상당 재산상 이익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씨는 명품 가방(1269만원 상당)을, D씨는 명품 지갑(121만원 상당), 고가 와인 접대(274만여원) 등을, E씨는 명품 가방(436만원 상당), 스카프(62만원 상당), 고가 와인 접대(424만여원) 등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팀장 포함 증권사 소속 팀의 구성원 전원이 고가 명품 등을 수수했고 해당 브랜드 제품은 일정 금액, 횟수 이상을 구매해야 구매 자격이 주어지고 구매신청을 하고서도 최소 몇 달이 지나야 받을 수 있어 중고가격이 오히려 더 비싸게 형성되는 제품이다.
케이만제도에서 설립해 국내 외국인투자자로 등록된 투자회사를 이용한 F씨는 해외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해 차액(김치 프리미엄) 상당의 수익을 거두는 방법으로 7조원대의 가상자산을 거래해 2500억원 상당의 수익을 거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비거주자인 F씨는 외국환거래가 엄격하게 제한돼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가상자산 거래로 인한 수익금(원화)를 외국환으로 환전해 해외에 있는 회사로 송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F씨는 증권사에 마치 파생상품 소요자금인 것처럼 외화 송금을 신청했고 A씨와 B씨는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고가 명품 등을 수수하고 신청대로 해외에 있는 회사 계좌로 외화를 송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해외로 도주한 F씨의 범죄수익을 환수하는데 주력해 113억 상당 집합투자 증권과 차명계좌에 보관 중인 예금 20억원을 추징보전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합법적인 외국인투자를 가장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막대한 범죄수익을 취득하고 이를 해외로 빼돌린 외국인투자자 등을 송환해 법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내외 법집행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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