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두들기는 ‘보복 망치’ 소음…폭행까지 벌어져[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2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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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에서 쿵쿵대는 소리가 나는데, 항의를 해도 반응이 없을 때 누구나 한 번쯤 보복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층간소음 보복용 전문 고무망치도 나와 있고, 천장에 붙여 귀신 소리나 시끄러운 소음이 윗집에 들리게도 만드는 우퍼 스피커도 여러 종류 나와 있습니다.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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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소음은 ‘우리가 이렇게 불편하다’를 윗집에 알려주는 신호이면서 나아가 ‘얼마나 괴로운지 당해보면 너희가 우리 마음을 알 것이다’라는 자제 요청의 의사 표시이기도 합니다.

의사 전달이 성공해서 윗집에서 자제해주면 다행입니다. 가끔 즉각적인 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실제로 개선되는 효과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보복이 보복을 낳아 소음이 더 세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웃 간 감정 폭발로 인해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보복소음은 자제하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많이 합니다.

#사례:아이들이 조금만 뛰어도, 야구방망이로 천장 두들겨
5살, 7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대구 수성구의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아랫집의 보복소음으로 21개월째 시달리고 있습니다. 집에서 살살 걷고, 절대 뛰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최대한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크든 작든 소음이 아랫집에 들리는 모양입니다.

하루는 아랫집 아주머니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두 아이에게 ‘너희들이 위에서 너무 쿵 쿵 댄다. 조심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라면 혼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저도 흥분해 아랫집 아주머니에게 심한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아랫집 아주머니도 마찬가지로 심하게 폭언을 했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시작된 천장 치는 보복소음에 21개월째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랫집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도 시선을 서로 피합니다.

한창 뛰어다닐 나이에 아이인지라 조심은 하지만 잠깐 쿵 쿵 거리는 순간이 올 때가 있습니다. 조그만 소리만 나도 거의 어김없이 아랫집에서는 망치인지 야구방망이인지 천장을 두드립니다. 지속되는 시간이나 강도가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저는 우울증이 와서 병원에서 약을 받아먹고 있습니다. 아이들 아빠는 우연히 만나 아랫집 아주머니에게 항의를 하다 싸움으로 변해 폭행을 했을 정도로 흥분상태입니다. 아이들은 집에 들어오면 아랫집 아주머니가 겁이 난다며 극도로 조심하고 경계합니다.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은데, 보복소음 자제시킬 방법은 없을까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보복소음은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피해야 하는 행위입니다.
많은 상담과 현장 경험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보복소음을 발생시키지는 않습니다. 아랫집도 그만큼 화가 나 있다는 말입니다.

우선 메모나 편지를 통해 정중한 사과부터 해야 합니다. 일이 어떻게 진행이 됐던 발단은 위층 소음이기 때문입니다. 또 집 안에서는 아이들에게 샌들을 신게 만들거나 앞꿈치로 걷도록 하고 장난감 등 놀이를 하는 곳에는 매트를 깔고 그 위에서 하라고 교육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아파트 관리소,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들을 통해 아랫집이 가장 피해가 심한 시간대를 물어보고 위층에서도 소음 저감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하는 모습을 사진 등을 통해 아랫집에 전달해야 합니다. 층간소음 문제는 소음도 소음이지만 감정이 많이 작용합니다. 그리고 천장을 치는 행위는 자제해 줄 것을 함께 요청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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