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전담기구인 국가수사본부 2대 본부장에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55·사진)이 내정됐다. 당초 임명됐던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지난달 25일 사의를 밝힌 지 약 한 달 만이다.
26일 정부 관계자는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우 청장이 내정됐다. 27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 청장은 경찰 내부에서 ‘국수본부장 1순위’란 평가를 받던 수사통이다. 서울 출신이며 행정고시(38회) 특채로 1999년 경찰에 입직해 서울 용산경찰서장, 경찰청 인사담당관, 경찰청 형사국장, 경찰청 차장 등을 지냈다. 2018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지휘했다.
우 청장 내정을 두고 정부 내에선 “정 변호사 낙마 후 외부 인사 영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검증 부담 등을 고려해 대통령실에서 내부 인사 발탁으로 기조를 잡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경찰 고위직에 외부 인사가 임명되는 것에 대한 경찰 내부 불만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내부 출신을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청장은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 변호사 낙마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가능하면 내부에서 역량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게 제 의견이라고 (대통령실에)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임기 2년인 국수본부장(치안정감)은 2021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신설된 직위로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각 지역 경찰서장 등 3만 명 넘는 전국 수사경찰을 지휘한다. 경찰청장이 추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한 뒤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 정부의 경찰대 견제 및 비경찰대 중용 기조가 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 폐지’를 거론해 오던 현 정부로선 우 청장이 고시 출신이란 점 때문에 좋은 선택지였을 것”이라고 했다.
정 변호사 임명 발표 후 반발했던 경찰 내부에선 우 청장 내정에 대해 “될 사람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까지 경찰청 형사국장과 서울청 수사차장을 지내 수사 현안을 잘 알고 있는 데다 경기남부경찰청장 재임 중 평판도 괜찮았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 변호사 낙마 후 동요를 잠재우고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경찰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는데 적절한 선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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