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김앤장 출신 변호인단 꾸린 유아인…경찰은 증거 확보 총력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7일 09시 23분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며 칩거하던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침묵을 깼다. 2022.10.6 뉴스1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며 칩거하던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침묵을 깼다. 2022.10.6 뉴스1
부산항에 들어온 외국 컨테이너선에서 적발된 시가 1050억원 상당의 코카인. 남해해경청 제공 2021.2.6 뉴스1
부산항에 들어온 외국 컨테이너선에서 적발된 시가 1050억원 상당의 코카인. 남해해경청 제공 2021.2.6 뉴스1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가수 돈 스파이크가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9.28 뉴스1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가수 돈 스파이크가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9.28 뉴스1
“살면서 절대 아끼면 안 되는 돈이 변호사 비용이야.”(드라마 ‘더 글로리’ 하도영)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칩거하던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침묵을 깼다. 마약 수사 전문가 출신에 국내 최대 로펌 출신 변호사를 고용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 경찰 적극 수사에…檢 ‘마약통’·김앤장 변호사 선임

유씨 변호를 맡은 인피니티 법률사무소는 경찰의 소환 예정일 하루 전인 23일 입장문을 내고 “유씨의 출석이 사실상 공개소환이 됐다”며 “경찰에 출석일자 조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피니티는 “모든 언론에 유씨가 금요일에 출석한다는 기사가 나왔고 경찰이 이를 확인해줬다는 기사도 있는데 이는 법규정 위배”라고 주장했다.

입장문의 가장 위에 이름을 올린 박성진 변호사는 대검 마약과장·조직범죄과장과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리를 지냈다. 박 변호사는 오랜 기간 마약 수사를 담당한 ‘마약통’으로 꼽힌다.

유씨를 함께 변호하는 차상호 변호사는 부산지검,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일하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 몸을 담았으며 안효정 변호사 역시 대검 공판송무과장을 지낸 뒤 김앤장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다.

◇ 의료기록 있는 프로포폴, 소변서 검출된 대마, 모발서 검출된 코카인·케타민

유씨가 본격 경찰 조사를 앞두고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은 마약 혐의에 적극 대응해 이후 수사와 재판에서 감형 또는 무죄를 노리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씨는 프로포폴과 케타민, 대마와 코카인 등 4종을 투약한 것으로 여겨진다.

유씨는 경찰의 간이소변검사를 앞두고 귀국일을 이틀 늦추는 등 프로포폴 검출을 피하려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포폴이 3~4일이면 체외 배출되는 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로 간이검사에서 프로포폴은 음성이 나왔다. 그러나 배출 기간이 더 긴 대마의 주성분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정밀 감정에서 케타민과 코카인이 검출됐다.


◇ 경찰 수사, 모발 증거 외 코카인 투약 시기 입증에 주력


소변에서 검출된 대마와 진료 기록이 남아있는 프로포폴은 투약 시기 입증이 어렵지 않다. 다만 프로포폴은 의료 목적이 입증되느냐가 중요하다. 유아인 측은 프로포폴 투약과 관련해 “피부 질환을 앓은 유아인이 바늘 공포증 때문에 수면 마취를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모발에서 나온 케타민과 코카인 성분은 어떤 증거를 확보했느냐가 중요하다. 재판에서 모발 검사 결과만으로는 투약 시기 특정이 어려워 유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모발이 자라는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마약이 검출됐는지만 가지고는 복용 시기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유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여행 동반자와 매니저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이나 검찰이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초범인 유씨가 소변과 모발에서 모두 검출된 대마 투약 혐의만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 돈스파이크, 호화 변호인단 꾸리고 범행 인정·반성…1심 집유


실제로 필로폰 667회분(20g)을 소지하고 투약한 데다 필로폰 및 엑스터시를 다른 사람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된 작곡가 돈스파이크(46·본명 김민수)는 지난 1월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돈스파이크에게 13년 전 대마초 구매 등 동종 전과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수사에 협조하고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한 점’을 고려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돈스파이크 역시 재판 담당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전관 변호사 등으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경찰이 유씨의 출석일자 변경을 받아들이면 유씨가 이르면 이번주 중 비공개로 출석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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