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약 32조6000억 원)를 낸 한국전력공사와 자회사(한전KDN) 감사실 소속 임원들이 밥값과 차량 렌트비만 수백 만원에 달하는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닌 사실이 적발됐다. 이들은 출장비용을 피감기관인 현지 지사와 법인들에 떠넘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하 공기업인 한전 및 한전KDN 감사실 소속 임원 2명의 해외출장 관련 제보를 2월에 접수해 조사한 결과 다수의 비위 사실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장 자제를 요청한 정부 지침에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전 소속 A 임원은 5차례(8개국), 한전KDN 소속 B 임원은 7차례(14개국)에 걸쳐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목적은 피감기관 업무보고 및 현지시찰이었지만, 이와는 상관없는 관광지들을 둘러봤다. 이들은 공무 목적으로 제공된 렌트 차량과 가이드를 동원해 요르단 페트라 유적지와 베트남 하롱베이 등 유명 관광지를 두루 다녔다. A임원과 B임원은 피감기관 관계자들로부터 각각 319만8000원과 256만2000원 상당의 식사비와 차량을 제공받았다. 출장 당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 중이었지만, 이들은 해외에서 만난 타기관 직원 여럿과 네 번에 걸쳐 함께 식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두 사람은 각각 출국한 뒤 해외 현지에서 합류해 어울리기도 했다.
산업부는 기관경고와 함께 이들이 피감기관에 떠넘긴 출장경비를 환수하고, 향후 공직에 재임용될 수 없도록 결격 사유를 인사자료에 명시하기로 했다. 또 상반기(1~6월) 중 산업부 산하 41개 공공기관 임원들의 해외출장 실태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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