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4남매 비극 불, 멀티탭서 시작…父母, 막내 데리고 대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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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7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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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11·7·6·4살 남매 방안에 누운 채 발견
2살 막내는 부모가 데리고 대피
아이들 탈출 시도했는지 확인 어려워
아빠 고물수집하며 5남매 키워

안산 다세대주택 화재 현장. (뉴시스)
안산 다세대주택 화재 현장. (뉴시스)

27일 새벽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 남매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안산시 빌라 화재는 출입구 부근 벽면 콘센트와 연결된 멀티탭에서 발화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 50분경부터 소방과 함께 3시간가량 합동 감식을 벌인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불은 출입문과 인접한 거실 바닥에서 최초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화성 물질 등 방화를 의심케 할 만한 증거나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현관 입구에는 TV와 냉장고가 멀티탭으로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기기와 전선 중에서 합선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나이지리아 국적의 어린이 4남매가 목숨을 잃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다세대주택 화재현장에서 27일 오전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나이지리아 국적의 어린이 4남매가 목숨을 잃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다세대주택 화재현장에서 27일 오전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숨진 남매 4명은 모두 방 안에 누워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특별한 외상은 없어 질식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훼손이 심해 아이들이 탈출을 시도했는지 등은 확인이 어렵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불은 이날 오전 3시 28분경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3층짜리 빌라 1층에서 났다.

출동한 소방은 약 40여분 만인 오전 4시 16분경 진화를 마치고, 집 안에서 심정지 상태의 어린이 4명을 수습했다.
안산 다세대주택 화재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안산 다세대주택 화재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아이들은 모두 남매 사이이며, 각각 11세·4세 여아와 7세·6세 남아인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집 안에는 부모와 2세 막내까지 모두 7명이 있었다. 거실에서 치솟는 불길을 발견한 부모가 막내를 대피시킨 후 다른 자녀들을 미처 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같은 빌라에 사는 다른 나이지리아인 3명과 우즈베키스탄인 2명, 러시아인 1명 등 6명이 경상을 입었다. 일부는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됐다.

불이난 건물은 다세대 주택으로, 총 11세대 41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주로 외국인들이 살고 있었전 것으로 전해졌다.

5남매의 아버지(50대 중반)는 15년 전 한국으로 와 고물상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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