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 조현범 구속기소… “회삿돈으로 페라리 구입하고 해외여행-이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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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일부 재벌의 그릇된 행태에 경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계열사 간 부당지원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수감 중·사진)을 2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4년 2월∼2017년 12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엠케이테크놀로지(MKT·현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875억 원 상당의 타이어몰드(타이어 무늬를 만드는 생산 장비)를 경쟁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약 131억 원의 손해를 봤는데 이 돈 중 상당수가 결국 조 회장 등 총수 일가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조 회장은 이와 함께 2017∼2022년 75억5000여만 원의 회삿돈을 빼내 개인적으로 쓴 혐의(배임 및 횡령)도 받는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및 계열사 명의로 4억∼5억 원 상당인 ‘페라리 488 피스타’ 등 고급 외제차 5대를 구입 또는 리스해 사용하고, 회사 소속 운전기사를 배우자 전속 수행기사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사 비용 1200만 원, 가구 구입비 2억6000만 원 등도 회사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조 회장이 법인카드로 가족 해외여행 경비를 결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현대자동차 협력사이자 개인적 친분이 있는 리한의 박지훈 대표에게 별다른 담보도 없이 MKT의 자금 50억 원을 빌려준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361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됐고, 이에 대출 원리금 및 증여세 분할 상환으로 연간 약 400억 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회삿돈을 유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과거 그릇된 재벌의 경영 문화를 답습하고 있는 일부 재계의 후진적 행태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횡령-배임#조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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