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및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부터 휴가비 등 개인 비용을 비서진을 통해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른바 ‘대장동 일당’의 돈을 사금고처럼 활용해 온 것으로 판단하고, 대장동 지분 중 이 대표 몫이란 의심을 받는 428억 원 뇌물 약속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최근 유 전 직무대리를 불러 조사하면서 “이 대표 측 김모 비서 등이 휴가비 개인비용 대납 등을 요구해 최대 10여 차례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비 대납 등은 이 대표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 2015년경 여름휴가를 앞두고 이 대표 측 비서로부터 유 전 직무대리에게 “시장님 부부가 부산 휴가를 가려는데 호텔 예약을 부탁한다”는 요청이 왔다는 것이다. 유 전 직무대리는 조식을 챙겨 먹는 이 대표의 습관을 고려해 해운대해수욕장 앞 조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호텔을 예약했다고 한다.
예약 후 비서가 유 전 직무대리에게 “시장님이 개인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하자 유 전 직무대리는 휴가비 대납을 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비서에게 현금 70만 원을 가져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후 이 대표의 비서들이 휴가, 지방행사, 개인일정 등에 쓸 비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요청이 있을 때마다 연 1∼2회씩 최소 7회, 최대 10회 정도 100만∼150만 원씩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직무대리는 휴가비 등을 대납한 후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보고했는데 정 전 실장은 “잘했다. 그렇게 해줘”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직무대리는 또 2021년 1월경 서울 마포구 지하철 6호선 상수역 인근에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수행비서에게 500만 원을 건넸다고도 했다. 수행비서가 이 대표의 개인일정 비용이 필요하다며 3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는데 유 전 직무대리가 “직원들도 고생이 많다”며 200만 원을 얹어 총 500만 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일당의 수익에 자신의 지분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개인 비용을 수시로 가져간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22일 이 대표를 대장동 관련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한 후 428억 원 뇌물 약속 혐의에 대한 보강조사를 진행하며 추가 기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해명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며 “유 씨의 발언 하나만으로 허구의 세계를 창조해 내려는 검찰이 안쓰러울 지경”이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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