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여성 납치·살해 용의자 3명 체포… “대청댐 인근 유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31일 20시 38분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끌고 가 차에 태우려 하고 있다.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끌고 가 차에 태우려 하고 있다.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한 일당이 도주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가상화폐 관련 수사를 받고 있었고, 피해자와 채무관계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A 씨(30)와 B 씨(36), C 씨(35) 등 남성 3명을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여성 D 씨를 납치해 달아났다.

CCTV 영상에는 이들 중 1명이 범행 30여분 전부터 아파트 단지 입구 옆에 앉아 대기하다가 오후 11시 44분경 쪽문을 통해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자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가 아파트 입구 앞에 정차했고, 아파트로 들어간 남성이 D 씨를 끌고 나와 승용차에 태운 뒤 곧바로 도주했다. 당시 D 씨는 “살려주세요”라고 수차례 외치며 격렬하게 저항했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곧바로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D 씨를 태우고 대전까지 이동한 다음 차량을 버리고 렌터카를 빌려 충북 청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이 대전에서 발견한 차량에선 핏자국과 함께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이들은 청주에서 렌터카를 버린 뒤 택시를 타고 수도권으로 도주했는데, 경찰은 31일 성남시 수정구에서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공범이 1명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나머지 1명을 오후 5시 40분경 강남구 논현동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D 씨를 납치하고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에 사체를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유기 장소를 특정한 뒤 수색 인력을 급파해 D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은 가상 화폐 관련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D 씨와는 채무관계 등으로 얽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공범 여부 등에 대해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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