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창문 뜯어간 분~”… 2호선 황당 절도사건 [휴지통]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일 03시 00분


‘철도 덕후’ 소행 추정… 수사 의뢰

“25일 2호선 290편성 4호차(2490칸)에서 측면 창문을 절도한 사람을 찾습니다. 창문을 반납하면 선처하겠습니다.”

최근 철도·대중교통 동호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의 한 열차에서 창문이 뜯겨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서울교통공사가 ‘철도 덕후’(철도 마니아)의 소행으로 보고 ‘자수’를 호소한 것이다.

31일 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0시 50분경 운행 중이던 2호선 열차에서 한 남성이 노약자석 위 창문을 뜯어냈다. 이 남성은 창문을 가방에 넣고 신도림역에서 내린 뒤 사라졌다. 공사는 안전을 고려해 열차 운행을 중단시킨 다음 정비 중이던 열차의 창문을 대신 부착한 뒤 운행을 재개했다.

공사는 철도 관련 물품을 수집하려는 이른바 ‘철덕’(철도 덕후)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도난된 ‘반개창’(일부만 여닫을 수 있는 창문)이 달린 열차는 2021년 단종됐다”며 “희귀한 열차 물품을 수집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공사가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범인은 키 170∼180cm의 보통 체격으로, 머리가 짧다고 한다. 그러나 범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공사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사 관계자는 “범인이 잡히면 손해배상 청구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지하철 창문#2호선#절도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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