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에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는 가운데 도내 산불감시원들은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있다.
31일 오전 9시 강원 홍천군 서면 행정복지센터 앞, 5년째 산불감시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궁승남(66) 반장은 군청에서 받은 지시사항을 11명의 감시원에게 하달한 뒤 자신의 1톤 트럭에 올랐다. 군에서 마련해준 ‘소각 금지 안내 방송’을 틀고, 자신이 맡은 구역으로 향했다. 트럭에는 불을 끌때 쓰는 20ℓ 등펌프와 갈퀴가 있었다.
홍천군 서면 지역은 춘천과 30분 거리인 데다 홍천강 따라 펜션과 유원지가 날씨가 풀리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 중 하나다. 하지만 산을 깎아 만든 펜션과 거주지가 많아 불을 피우거나 소각하다 보면 자칫 바람을 따라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이 크다.
남궁 반장은 홍천 좌방산 일대 펜션이 많은 곳으로 먼저 향했다. 운전하면서도 주위를 둘러보며 시속 30~40㎞로 가다 보니 뒷 차들은 경적을 울리거나 편도 1차선인데도 앞질러갔다. 남궁 반장은 아랑곳 하지 않고, 주위를 살피는데 집중했다. 이어 팔봉산야영장에서는 인근 캠핑온 관광객들에게 소각 금지 안내문을 나눠 주며 홍보도 잊지 않았다.
남궁 반장은 더 먼 곳에서 피어나는 연기 등을 관찰하기 위해 사비로 망원경을 구입해서 산불 감시에 사용하고 있다.
뒤이어 밤벌 유원지와 모곡 유원지를 거쳐 한 시민이 소각하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주위에 산이 없어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소각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지 않기 위해 남궁 반장은 해당 주민에게 “여기서 불을 피시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고, 갈퀴를 이용해 불을 껐다.
서면 지역은 17개 마을이 있다. 하지만 땅이 넓어 11명이 감시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감시원들이 적극적으로 산불 예방에 뛰어든 덕에 서면 지역은 아직 큰 산불은 나지 않고 있다.
산불감시원은 오는 5월 15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지역 곳곳을 돌며 산불 감시 및 소각 단속을 한다.
남궁승남 반장은 “하루에 70~80㎞를 혼자 다니며 감시하는 게 쉽지 않다. 주유비는 20년째 동결돼 금전적으로 부담이 된다”면서도 “후손들에게 푸른 산을 물려주기 위해 하는 일인 만큼,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산림화재 건수는 총 206건이다. 지역별로는 홍천(32건·15%)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뒤이어 춘천(22건·10%), 횡성(18건·8%) 순이다.
월별로 보면 4월이 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월 28건, 3월과 4월 각각 27건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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