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이 납치 살해된 가운데 차량 수배가 범행 70분 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울 수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피해 여성이 납치되고 3분 후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가장 위급한 단계인 ‘코드제로(긴급출동)’를 즉각 발령했고 사건 발생 7분 뒤인 오후 11시 53분경 납치 현장에 도착했다.
최초 신고자를 만나 목격 내용을 확인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점검한 뒤 30일 오전 0시 33분경 차량 번호를 확인했다. 하지만 차량 수배는 23분 더 지난 오전 0시 56분경에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가 다른 차종을 봤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라며 “차량 소유주가 음주 운전 등으로 수배된 걸 확인한 후 범행 차량을 특정해 경기남부청과 경기북부청, 고속도로 순찰대에 공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 사이 피해자를 태운 차량은 0시 12분 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했고, 0시 41분에는 용인터미널 사거리를 거쳐 평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피의자들은 30일 오전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에 차량을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렌트카를 타고 충북 청주로 간 뒤 택시와 도보를 번갈아 이용하며 경기 성남시로 도주했다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성남에서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신용카드 사용내역 및 휴대전화 기록도 살펴봤지만 대포폰을 사용했고 택시 요금도 현금으로 결제한 탓에 추적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112 신고 접수 4분 만에 납치 현장에 도착했으니 초동 대응은 잘 됐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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