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강장 등지에서 취객의 휴대전화를 훔치는 ‘부축빼기’ 범행 영상이 공개됐다. 범인은 훔친 휴대전화를 호일에 싸 보관하다가 대당 2만 원에 팔아넘겼다.
채널A는 2일 술에 취한 승객의 휴대전화를 부축빼기로 훔쳐온 일당의 범행 영상을 보도했다. 부축빼기란 술 취한 사람을 부축해 주는 척하면서 주머니에 든 것을 털어 가는 소매치기 수법이다.
채널A가 공개한 지하철 3호천 충무로역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범인은 승강장 의자에서 잠든 취객 옆에 슬쩍 앉더니 취객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휴대전화를 뺐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훔친 휴대전화를 자기 것인 양 살펴보다가 태연하게 현장을 떠났다.
이 범인은 지하철 막차 시간에 취객만 노려 휴대전화를 훔친 뒤 팔아넘긴 일당 중 한 명이었다. 범인은 훔친 휴대전화를 30분도 지나지 않아 공원, 아파트 단지 등지에서 장물업자에게 전달했다. 이렇게 장물업자에게 넘어간 휴대전화는 사흘도 안 돼 보따리상이나 베트남 가이드에게 전달됐다.
최근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2021년 7월부터 지난달 5일까지 지하철에서 훔친 휴대전화를 베트남으로 밀반출한 15명을 검거했다. 일당의 총책은 베트남 국적의 40대 남성이었다. 일당 가운데는 객차 안에 CCTV가 없는 5·9호선만 노린 절도범도 있었다.
경찰은 장물업자도 무더기로 검거했는데, 이들은 훔친 휴대전화를 호일로 감싸 구멍을 뚫은 천장에 보관했다. 호일에 싸면 전자파가 차단돼 위치 추적이 안 된다는 속설을 믿고 이러한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숨긴 것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24명, 피해액은 1800여만 원에 달한다. 일당이 훔친 휴대전화를 대당 2만 원씩 받고 넘긴 것을 고려하면 이들이 훔친 휴대전화는 최소 900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총책과 장물범, 절도범 등 8명을 구속하고, 사라진 장물범 2명을 쫓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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