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와 함께 인근에서 상수관이 파열되면서 과다하게 쏟아진 물이 스며든 것이 원인일까. 설치된 지 30년이 넘은 낡은 교량의 구조 결함 때문인가.
교각과 인도교 상판이 무너지면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붕괴 사고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45분께 정자교 인도 부분이 무너지며 위를 지나가던 행인 두 명이 탄천으로 추락했다.
사고로 40대 여성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27세 남성 B씨는 중상을 입고 현재 아주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붕괴된 정자교는 길이 110m, 폭은 26m다. 1993년 준공, 30년된 다리다. 인도는 교량 준공 시 차량이 다니는 주 교량과 상판을 연결해 설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고가 난 현장에는 수도관이 파열돼 있어 경찰과 성남시는 수도관 파열과 교량 붕괴의 선후관계 등을 파악 중이다.
또 붕괴지점 인근의 신호기도 쓰러져 있어, 신호기가 먼저 쓰러지면서 교량이 붕괴됐는지 여부도 살피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자교가 1993년 준공돼 30년이 넘은 다리라는 점도 원인이 됐을 수 있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수와 보강, 노면 재포장, 안전검사 등을 통해 유지 관리를 해 왔다고 하더라도 오랜 기간이 지나면서 콘크리트와 철근의 결합력이 느슨해졌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합력이 느슨해진 콘크리트 내부로 물이 스며들며 결합력을 더욱 약화시킨 것이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구조물 관련 전문가는 “아직 상황 파악과 분석이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붕괴 원인이 정확하게 이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어떤 이유에서든 인도교를 지탱하는 교각과 상판에 견딜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선 하중이 가해지면서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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