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남 살인’ 윗선의혹 부부-피해자, 코인 동업…폭락하자 소송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6일 18시 42분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들. 2023.4.3 뉴스1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들. 2023.4.3 뉴스1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 살인 사건의 배후로 체포된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 유모 씨와 부인 황모 씨가 피해자 A 씨와 3년 전 퓨리에버 코인 투자자 유치 과정 당시부터 수수료 배분 문제로 다퉜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유 씨가 A 씨에 대해 원한을 갖고 범행을 사주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씨 부부와 A 씨는 2020년 퓨리에버 코인 발행 직전 투자금 유치를 위해 서로 동업했다. 일반인들에게 코인을 판 후 판매금 일부를 코인 발행사 대표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A 씨가 70%를, 유 씨 부부가 30%를 나눠 갖기로 한 것이다. 당시 투자 유치에 함께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유 씨 부인) 황 씨가 수익을 나누기 전 일부 금액을 빼돌린 걸 A 씨가 알게 되면서 양측 관계가 틀어졌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악화된 관계는 2021년 초 코인 가격이 폭락하자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코인 투자자들이 A 씨와 유 씨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뤘고, 2021년 10월 유 씨의 아내 황 씨가 피해자를 상대로 9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냈다.

이런 이유로 경찰은 유 씨 부부가 자신들과 A 씨 간 갈등을 잘 알고 있는 핵심 피의자 이경우(36)에게 살인을 교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이 범행 착수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4000만 원을 유 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건넨 시점도 유 씨 부부와 A 씨가 소송전에 돌입하기 직전이다. 경찰은 코인 발행사 대표 이모 씨(59)의 범행 연루 여부도 확인 중이다. 이경우가 일했던 서울 서초구 한 법률사무소 사무실도 6일 압수수색했다.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수사 경과를 보고받은 뒤 “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되기 전 미리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수민 형사3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소속 검사 3명을 투입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다만 이경우의 가족들은 5일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날 신상이 공개된 실행범 황대한(36)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한 가족은 “황대한이 이경우로부터 착수금 700만 원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이는 호의에 따른 금전적 지원”이라고 주장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