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슈페히트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장은 6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산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역량을 확인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2일 입국해 4일부터 부산을 둘러본 슈페히트 실사단장은 “부산시민들의 열렬한 환대와 엑스포를 유치하려는 의지에 큰 감명을 받았다. 부산의 환대는 ‘엑설런트(Excellent)’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 “20년 동안 다녔지만 이런 열정은 처음”
실사단원들은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 부산 시민들의 ‘열정’을 꼽았다.
디미트리 케르켄테스 BIE 사무총장은 “20년간 BIE에서 일하며 현지 실사를 위해 세계 여러 도시를 다녔지만 이런 열정은 처음”이라면서 “여러분이 이 열정을 전 세계에 알려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또 “배가 너무 불러서 바지가 잘 안 잠길 정도”라며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슈페히트 단장도 “실사 기간 대단한 일들이 있었다. 한 순간을 꼭 집어 감동적이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적인 일들이 많았다”며 “15년 동안 한국 음식의 열렬한 팬이었는데 직접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잘 갖춰진 인프라에 대한 호평도 나왔다. 케르켄테스 사무총장은 “부산은 이미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며 “부산시가 현재 북항 시설을 이전하고 개최 전까지 성공적으로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2030 부산 엑스포가 제시한 ‘부산 이니셔티브’ 개념에 대한 호평도 나왔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빈곤을 벗어난 한국의 성장 경험을 국제 사회와 공유하고 디지털 격차, 기후변화, 보건 위기, 식량 문제 등 인류 공통 위기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케르켄테스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와 부산시는 지구촌 문제에 대해 매우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미래의 방향성이 명확하다”며 “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더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 “대륙 돌아가면서 개최하란 법 없어”
다만 실사단은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슈페히트 단장은 부산과 경쟁 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실사단은 유치 경쟁 후보 도시들을 비교하지 않는다.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각각 어떤 장점을 지녔는지 파악한다”고 선을 그었다. BIE 실사단은 지난달 리야드와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대한 실사를 마쳤다.
2025년 일본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열린다는 점이 부산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슈페히트 단장은 “분명히 말하지만 대륙이 돌아가면서 개최해야 한다는 법규는 없다”며 “과거 엑스포 개최지를 보면 아시아에서 연달아 개최된 사례가 있다. 또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도 모두 가까운 곳에서 최근 엑스포가 개최된 적이 있다”고 했다. 실사단은 이달 말 이탈리아 로마를 끝으로 모든 후보지에 대한 실사를 마친 후 보고서를 작성해 6월 열리는 BIE 총회에서 171개 회원국에 전달한다. 이 보고서는 11월 말 주최국 투표에서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실사는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를 확실하게 보여준 후회 없는 실사였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실사단은 이날 밤 약 100만 명의 부산 시민들과 함께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엑스포 유치 불꽃쇼를 감상하며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실사단은 7일 오전 부산 김해공항에서 에어부산이 준비한 전용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한 뒤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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