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학원가에 퍼진 ‘마약 음료’를 직접 제조하고 전달한 혐의 등을 받는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중국에 있는 이 사건 총책을 특정한 상태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4시41분께 강원 원주에서 마약 음료를 제조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같은날 오후 2시48분께 인천에선 학부모 협박에 쓰인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 30대 남성 B씨를 각각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A씨는 범행에 쓰인 마약 음료를 원주 자택에서 직접 제조한 후 사건 당일 퀵서비스와 고속버스를 이용해 시음 행사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해당 마약 음료가 담긴 병이 중국에서 반입됐으며, A씨가 여기에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전달받은 마약을 우유 등과 섞어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이 마약 음료를 마신 학생들의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휴대전화 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로부터 중국 소재 총책의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총책을 특정한 상태다. 경찰은 향후 중국 당국에 공조를 요청해 추적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오후 6시께 강남구 일대에서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가 개발됐다’며 무료 시음 행사를 열고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학생들에게 건넨 일당 4명을 붙잡아 조사한 바 있다. 다만 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들은 총 100병의 마약 음료를 준비한 뒤 2명씩 2개 조를 구성해 각각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음료수를 마신 학생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했는데, 조사 결과 해당 음료수에선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마약 복용을 신고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간 경찰은 이번 사건이 마약 범죄와 보이스피싱 범죄가 결합된 범죄인 것으로 보고 ‘윗선’ 수사를 이어왔다.
특히 협박 전화를 받은 피해자들이 ‘통화 상대방이 조선족 말투를 쓴 것 같다’고 언급한 것을 토대로,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배후 조직을 추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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