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강풍경보, 강풍주의보 등 강풍특보가 발효된 11일 서울 도심에서도 강한 바람으로 인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4.8㎧의 바람이 부는 서울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비까지 내렸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동대문역, 동대역사문화공원 등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인근은 혼란한 모습이었다. 곳곳에 바람에 날린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개인형 이동장치(PM)가 바람에 쓰러져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관광차 한국을 처음 왔다고 본인을 소개한 외국인 A(35)씨는 “독일과 날씨는 크게 다르진 않지만 한국이 이맘때는 따뜻하다고 알고 왔는데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어 당황스럽다. 여분으로 챙긴 패딩자켓이 있어 입고 나왔다. 며칠 더 머물 예정인 데 그때는 날씨가 조금 더 낫길 바란다”며 인터뷰 내내 팔짱을 끼며 몸을 움츠렸다.
직장인 인구가 많은 을지로역 근처에서는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이 강풍에 우산을 드는 것도 힘들어했다. 억지로 우산을 잡기 위해 찡그리는 표정에서 강풍 피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에서 일하는 B(28)씨는 “얼마 전까지 꽃구경을 할만큼 날씨가 좋았는데 갑자기 우산도 들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불고 추워져서 적응하기가 힘들다. 얼른 따뜻한 날씨가 되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강한 바람에 가로수들이 크게 흔들렸고 나뭇잎과 꽃잎은 버티지 못하고 우수수 떨어졌다. 국회 건너편에 설치된 수많은 현수막은 바람에 큰 소리를 내며 요동쳤다.
고층 건물이 많은 지역인 터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바람 세기는 더 강한 모양새였다. 시민들은 강한 바람에 고개를 숙인 채 걷거나 옷깃을 여민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강한 바람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해 머리카락을 붙잡고 가는 시민도 있었다. 신호를 기다릴 땐 바람을 등진 채 대기하는 경우도 잦았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C(33)씨는 “출근할 때 바람이 강하게 불어 역에서 회사까지 걸어가면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지금은 바람이 더 강해진 거 같다”며 “비까지 내리면 우산도 소용없는 비바람이 불 텐데 걱정”이라고 전했다.
직장인 D(28)씨는 “예보를 듣고 걱정했던 것만큼 아직 비나 바람이 강하진 않지만, 사무실에 앉아있을 때 바람 소리가 요란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방재 속보를 통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니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도권에 비는 오후 6시쯤 그칠 전망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늦은 오후에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어 ‘황사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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