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주택가와 관광시설로 확산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주택 수십 채가 불에 타고 주민 300명 이상이 대피한 상황이다. 시·도 문화재도 일부 소실됐다.
소방청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올해 최고 대응 수위인 3단계를 발령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0분 기준 재산피해는 주택 17채, 펜션 12동, 호텔 4채 등 총 35채가 소실됐으며 차량 1대와 산림 170㏊ 규모가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 147가구 303명이 인근 아이스아레나와 사천중학교 체육관 등으로 긴급 대피한 상황이다. 아직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당국은 진화인력 2362명과 진화장비 391대를 투입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진화율은 약 65%로 추정된다.
소방청은 전국 동원령을 발령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강풍과 험난한 지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이지역에는 초속 20m를 웃도는 바람이 불고 있다. 또 급경사와 암석 지역이 많다.
당국은 헬기 3대 투입했다. 중소형은 띄우지 못하고 8000리터 용량의 초대형 1대와 3000리터급 2대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이 강풍을 타고 번지면서 문화재 피해도 발생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포대 인근까지 불이 접근해 경포대와 선교장에 대한 사전 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포대 현판 5~6개는 떼어내 인근의 오죽헌박물관 내부로 옮겼다.
오후 1시 기준, 강릉 경포대(보물)와 강릉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방해정(시도 유형문화재) 일부가 소실됐고, 상영정(비지정문화재)이 전소됐다.
불은 이날 오전 8시경 강릉시 난곡동 산 24-4번지 일대에서 시작됐다.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가 전깃줄을 건드리면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랫동안 건조한 날씨로 나뭇가지가 바짝 마른 상황에서 강풍이 분 게 화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는 오전 8시 57분과, 9시 30분 시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신속 투입해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려달라”고 지시했다.
진화 지휘권자인 김진태 도지사는 강릉 경포소방서 119안전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인명피해와 경포대 선교장 등 문화재 등 재산, 산림 피해를 최소화하고, 산불이 도심지로 번지지 않도록 남북으로 방어선을 구축해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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