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강원 강릉 산불 현장에선 최대 초속 30m 이상의 강풍이 불어 진화용 헬기 투입이 지연됐다. 이를 두고 강풍에 대비해 고성능 산불진화차 등 진화 장비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진화용 헬기는 산불 발생 6시간 30분 만인 오후 2시 50분경에야 투입됐다. 하지만 투입 직후 강우로 시계가 악화되면서 투입 40분 만인 오후 3시 반경 철수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강풍으로 헬기 투입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비까지 내리지 않았더라면 피해가 더 커질 뻔했다”고 말했다.
산림청 지침에 따르면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 경우 산불 진화를 위한 핵심 자원인 헬기 투입이 불가능하다. 초속 15m 이상 초속 20m 미만인 경우 초대형(담수량 8000L)·대형 헬기(담수량 3000L)만 투입할 수 있고, 담수량 2000L 아래인 중형 이하 헬기는 뜰 수 없다. 산림청이 보유한 진화용 헬기 48대 중 초대형은 7대뿐이다. 소방 당국은 초대형 헬기를 1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은 바람이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안정적인 초대형 헬기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강풍이 잦은 영동 지역의 경우 헬기 투입이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해 고성능 진화차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고성능 진화차는 일반 산불진화차량보다 담수 용량이 많고 가파른 언덕도 오를 수 있어 산불 진화에 큰 역할을 하지만 대당 7억5000만 원을 웃도는 가격 탓에 보급이 더딘 상황이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진화 장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