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다 바퀴에 불이나 브레이크가 먹통 된 차를 경찰관이 추돌을 유도해 멈춰세웠다.
신속하고 침착했던 두 경찰관의 위기 대응이 찬사를 받고 있다.
11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8시48분경 청주시 흥덕구 석소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청주TG 인근에서 벌어졌다.
고속도로 2차로를 주행하던 한 승용차의 엔진 아래 앞바퀴 부분에서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속도는 제멋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운전자 권모 씨가 브레이크를 밟아봤지만 먹통이었다.
권 씨는 119에 전화를 걸어 공포에 떠는 목소리로 “차가 안 서요! (속도가)올라가고 있어요. 왜 이래 이거!”라며 구조를 요청했다.
소방대원은 “갓길 탈 수 있겠나? 시동 버튼을 3초 이상을 눌러보라”등의 주문을 해봤지만 허사였다.
차는 이 상태로 10km 넘게 내달렸다.
그 순간 고속도로 갓길에 순찰차를 세우고 거점근무를 하던 김정호, 문원규 경찰관이 권 씨차를 발견했다. 비상등을 켜고 경적을 울리며 가는 차를 이상하게 여긴 것이다.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소속인 두 경찰관은 곧바로 순찰차로 추격했다. 그리고는 불 붙은 차를 앞지른 뒤 속도를 줄여 추돌을 유도했다.
권 씨 승용차는 순찰차 후미를 들이받으며 멈춰섰다. 이어 경찰관들이 내려 소화기로 승용차의 불을 껐다.
김 경위는 “(마이크로)방송을 했는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계속 가더라. 이상하지않나. 그래서 차량에 문제가 생겼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문 경위는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 앞을 가로 막는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으나, 여기서 막지 않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생각 뿐이었다. 경찰관으로서 해야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아침 출근길 생명을 위협받았던 권 씨는 “사고가 나면 죽는구나!라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었고, 경찰을 만났을 때는 ‘이제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경찰관의 도움에 고마워했다.
경찰청은 대형 사고를 막은 두 경찰관에게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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