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사가 12일 한반도를 덮쳐 뿌연 하늘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악할 수준의 중국 도심 대기 사진과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되고 있다.
최근 웨이보 등 중국 SNS에는 모래바람에 갇힌 도심을 찍은 인증 사진과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황사발원지와 가까운 내몽골 우란차부시 등의 도심에서 촬영한 영상은 마치 카메라에 빨간 필터를 적용한 것처럼 보인다.
하늘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붉은빛이고, 대낮 거리가 일몰시간처럼 어두컴컴 하다. 가시서리는 수십미터에 불과해 가까운 건물과 오가는 차들도 안보인다.
경찰이 도로에 수북이 쌓인 모래를 삽으로 치워보지만 금방 다시 쌓여버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모래 바람 때문에 눈을 뜨거나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다. 시민들은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리거나 방독면 같은 방진 마스크를 쓰는 것도 모자라 비닐봉지를 쓰기도 했다.
중국은 일찍이 베이징·상하이·신장 등 대다수 주요 지역에 ‘황사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지난 10일 우란차부시의 미세먼지는 7000㎍/㎥를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약 4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베이징도 이날(12일) 1㎥당 1450㎍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입안에 모래 가루가 씹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는 최악인 6급 ‘엄중 오염’ 상태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잿빛 먼지에 갇혔다. 기상청과 에어코리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 17개 시도 미세먼지(PM10)는 ‘매우 나쁨’(151㎍/㎥ 이상) 수준을 기록 중이다. 환경부는 전국 황사위기경보 단계를 오전 7시 기준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우리나라를 휩쓴 황사는 일본 열도 북부에서 서부까지 퍼질 전망이다. 국내에는 13일까지 영향을 준 뒤 14일 일본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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