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당 윤관석 이어 이성만도 압수수색… 전대 돈봉투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2일 2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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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고 민주당 3선 중진인 윤관석 의원과 초선 이성만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불법정치자금 수수사건에서 시작된 수사가 노웅래(4선), 이학영(3선)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이어 윤 의원과 이 의원으로도 확대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12일 윤 의원과 이 의원의 국회 및 인천지역구 사무실과 자택, 강모 한국감사협회장 자택 등 2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10억 원대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강 회장이 9000만 원을 마련하고 이 전 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6000만 원 등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 돈은 전당대회 국면에서 현역 의원에게 300만 원, 국회의원이 아닌 경우에는 50만 원씩 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총장은 전당대회에서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윤, 이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및 참고인 조사를 마친 후 윤 의원과 이 의원, 강 회장 등을 불러 돈봉투의 실체와 자금 출처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야당탄압 기획수사로 돈봉투 의혹과 저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의원도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부총장 휴대전화)포렌식은 오래전 했을 텐데 (검찰의) 압수수색 시점이 묘하다. 여당 입장에선 국면전환이 필요한 시기 아니냐”며 수사의 배경에 의구심을 표했다.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한 검찰의 강제 수사는 이 전 총장의 10억 원대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검찰이 확보한 이 전 부총장의 수년 치 통화 녹음 중 강 회장이 이 전 부총장에게 “봉투 10개가 준비됐으니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발견된 것이다. 녹음된 시점은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둔 2021년 3월이었다. 언급된 액수는 수천만 원으로 알려졌다.

● 2021년 전당대회 전 돈봉투 수수 의혹
검찰은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돈봉투가 윤 의원을 통해 특정 후보 측에 전달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달 경로를 규명 중이다. 윤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당 대표 후보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다. 그리고 당시 전당대회에서 송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자 윤 의원은 당내 조직과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검찰은 또 이 의원이 2021년 전당대회 당시 강 회장과 함께 송 후보 캠프 조직 등을 담당하며 선거를 도운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총장을 구속기소할 당시 이 의원과 강 회장 등에 대해 ‘정치적 동지들’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들이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윤 의원에게 6000만 원을, 이 의원에게는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송 전 대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송 전 대표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이정근 1심서 4년 6개월 선고
한편 이 전 부총장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별개로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각종 청탁 대가로 10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이날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 구형(징역 3년)보다 무거운 형량이 나온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이 증거 인멸을 시도했고 재판 과정에서도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주장을 하면서 범행을 부인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9억8000여만 원을 추징하고, 이 전 부총장이 받은 명품 가방 등을 몰수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그런데 이 사건의 공소장에는 전당대회용으로 돈봉투를 건넸다는 의심을 받는 강 회장의 이름도 나온다. 2020년 7월 박 씨로부터 한국수자원공사 태양광발전 관련 청탁을 받은 이 전 부총장이 “강 회장(당시 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이 정치적 동지들이어서 앞장서 해줄 것”이라며 수락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한국복합물류 상임감사로 취업하는 과정에서 노 전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한국복합물류에 지인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 노 의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금품을 건넨 사업가 박 씨로부터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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