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를 덮친 대형 산불은 전날(11일) 화재 발생 8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지만 밤새 잔불 신고가 접수됐고, 12일 오전까지도 곳곳에서 불씨가 되살아나 소방 당국이 완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소방 및 산림 당국은 주불이 진화된 전날 오후 4시 반 이후부터 밤새 인력 800여 명과 장비 213대를 투입하며 잔불 정리와 재확산 감시 활동 등을 펼쳤다. 밤새 “주변에서 나무가 타고 있다” “연기가 보인다” 등의 신고가 40건가량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소방 및 산림 당국은 해가 뜨자 헬기 3대를 띄워 화재 진압을 마무리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불씨가 간간이 되살아나 완전 진화까지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행히 크게 번진 건 없었다”고 했다.
정리 및 복구 작업이 시작되면서 산불 피해의 참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축구장 면적 530배에 달하는 산림 379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은 주택 68채와 펜션 26채, 호텔 등 숙박시설 7곳, 문화재 1곳 등 총 125곳이 전부 또는 부분 소실됐다.
강릉시 관계자는 “경포호 인근 소나무숲이 불에 타면서 수령 100년 이상의 소나무 상당수도 불에 탔다”고 밝혔다. 집에 있다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전모 씨(88)가 숨졌고 주민과 소방대원 등 15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재민 200여 명도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이날 강릉시 난곡동의 산불 발화 지점에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2차 감식을 했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최대 초속 29m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가 인근 전신주를 덮쳐 고압전선이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발생한 불티(스파크)가 인근 수목에 옮겨붙으며 발화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