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감쪽같이 속은 빌라·아파트 ‘대마 공장’…4명 구속기소

주거밀집지역 빌라와 아파트에서 ‘대마 공장’을 차려놓고 재배·생산한 것으로 조사된 마약사범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강력범죄수사부장검사 신준호)은 13일 마약사범 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대마 재배시설 일체와 식재 상태의 대마 18주, 건조 상태의 대마 약 1.8kg(시가 최고 1억8000만원)도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모(26)씨와 박모(26)씨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중랑구 소재 신축 빌라 지하에 대마텐트, 동결건조기 등을 갖춘 대마 재배 생산공장을 만들어 액상대마를 재배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재배 현장에서 식재 상태의 대마 5주와 건조 상태의 대마 약 1.2kg을 적발했다.

해당 빌라는 주거밀집지역에 있었는데, 권씨 등이 대마텐트에 고가의 환·배기 장치를 설치하고 새벽에 수시로 불침번을 서며 환기하는 등 냄새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인근 주민들이 대마 재배 정황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권씨 등은 지하시설을 의류업체로 위장해 임차했으며 적발을 피하기 위해 시설 내부에 외부 감시용 CCTV도 설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대마를 직접 흡연하기도 했으며, 텔레그램 채널에 29회에 걸쳐 대마 판매 광고를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일당인 정모(38)씨와 박모(37)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남 김해시 소재 아파트 2곳에서 대마를 재배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했는데, 특히 박씨의 아내는 임신 초기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와 박씨가 소지하고 있던 대마는 식재 상태로 13주, 건조된 형태로 약 580g이 발견됐다.

이들은 텔레그램 채널에 대마 판매 광고를 26번 게시하고 ‘드랍’(일명 ‘던지기’) 방식으로 직접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이번에 적발한 대마는 상품 가치가 높아 그램(g)당 5~6만원, 최고 10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압수된 건조 대마 1.8kg는 시가 최고 1억8000만원으로 계산된다.

중랑구와 김해 일당은 모두 대마 판매로 인한 수익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김해 사건의 경우 정씨와 박씨가 보유한 가상화폐 1억원을 대마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12월 중앙지검에 복원된 ‘다크웹 수사팀’이 단서를 포착하며 시작 실제 검거까지 이어졌다. 기소된 4명은 모두 마약류 초범으로, 인터넷을 통해 대마 재배 및 액상대마 제조방법을 습득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 확산세가 가파른 가운데 대마 재배·제조시설이 주거지역으로까지 침투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바,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일원으로서 보다 강화된 단속과 처벌을 통해 동종, 유사범행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