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맞은 방울토마토’ 토마토식중독 사태로 방울토마토 전국 최대 생산지인 충남 부여군의 농민들의 시름이 커져가고 있다. 부여군 제공
“방울토마토가 들어간 파스타조차 주문하지 않아요.”
충남 부여군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김 모 씨의 얘기다. 전국 최대 방울토마토 생산지인 부여군은 ‘토마토 섭취 구토 사건’의 파장으로 비상이다. 최근 방울토마토를 먹은 후 복통과 구토 증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정부도 긴급 조사에 나서 토마토의 토마틴 성분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자 모든 토마토가 그런 것처럼 인식된 것이다.
부여군은 “증상이 발생한 것은 ‘TY 올스타’라는 신품종에서만 나타난 현상이며, 다른 품종의 토마토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모든 토마토에서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오인하면서 소비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부여군 세도농협유통센터의 경우 전체 66개 농가에서 하루평균 20여 톤의 방울토마토를 출하했다. 하지만 요즘 출하가격은 평년(1㎏당 9000원)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4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국의 학교와 유치원 급식에서도 주문이 끊기고 있다.
부여군에서는 500여 농가가 300㏊의 농지에서 연간 2만 톤의 방울토마토를 생산,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유가와 전기세 등 난방비 상승까지 겹쳐 부여군 농가가 겪는 고통은 역대 최고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10일 충남 부여군 세도면의 한 방울토마토 농가에서 하우스 토마토 밭을 뒤엎고 있다. 부여군 제공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세도면 등 일부 농가에서는 방울토마토 하우스 밭을 뒤엎기도 했다. 세도면에서 20년째 토마토 농사를 짓는 박모 씨(58)는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쌓인 물량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정부가 ‘쓴맛 나면 먹지 마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품종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부여군은 지역농협, 시민단체와 함께 판촉 행사를 여는 등 대응에 나섰다. 또 21∼23일에는 세도면 금강 둔치에서 ‘방울토마토&유채꽃 축제’를 개최한다.
지난 7일 수도권 소재의 농협하나로마트 8개소에서 부여농산물 브랜드인 ‘굿뜨래’ 방울토마토 할인 및 시식 행사를 시작으로 전국 롯데마트 20개 지점에서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부여군청을 비롯해 관공서 구내식당 등에서도 방울토마토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멀쩡한 방울토마토도 ‘식중독’ 사태로 외면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아쉽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판촉 행사를 실시하고 방울토마토 소비감소 및 가격폭락으로 어려워하는 농가들이 조금이나 힘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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