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 다른품종은 문제 없는데”…식중독 사태에 부여 농가 직격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3일 14시 04분


‘폭탄맞은 방울토마토’ 토마토식중독 사태로 방울토마토 전국 최대 생산지인 충남 부여군의 농민들의 시름이 커져가고 있다. 부여군 제공
‘폭탄맞은 방울토마토’ 토마토식중독 사태로 방울토마토 전국 최대 생산지인 충남 부여군의 농민들의 시름이 커져가고 있다. 부여군 제공
“방울토마토가 들어간 파스타조차 주문하지 않아요.”

충남 부여군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김 모 씨의 얘기다. 전국 최대 방울토마토 생산지인 부여군은 ‘토마토 섭취 구토 사건’의 파장으로 비상이다. 최근 방울토마토를 먹은 후 복통과 구토 증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정부도 긴급 조사에 나서 토마토의 토마틴 성분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자 모든 토마토가 그런 것처럼 인식된 것이다.

부여군은 “증상이 발생한 것은 ‘TY 올스타’라는 신품종에서만 나타난 현상이며, 다른 품종의 토마토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모든 토마토에서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오인하면서 소비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부여군 세도농협유통센터의 경우 전체 66개 농가에서 하루평균 20여 톤의 방울토마토를 출하했다. 하지만 요즘 출하가격은 평년(1㎏당 9000원)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4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국의 학교와 유치원 급식에서도 주문이 끊기고 있다.

부여군에서는 500여 농가가 300㏊의 농지에서 연간 2만 톤의 방울토마토를 생산,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유가와 전기세 등 난방비 상승까지 겹쳐 부여군 농가가 겪는 고통은 역대 최고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10일 충남 부여군 세도면의 한 방울토마토 농가에서 하우스 토마토 밭을 뒤엎고 있다. 부여군 제공
지난 10일 충남 부여군 세도면의 한 방울토마토 농가에서 하우스 토마토 밭을 뒤엎고 있다. 부여군 제공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세도면 등 일부 농가에서는 방울토마토 하우스 밭을 뒤엎기도 했다. 세도면에서 20년째 토마토 농사를 짓는 박모 씨(58)는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쌓인 물량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정부가 ‘쓴맛 나면 먹지 마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품종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부여군은 지역농협, 시민단체와 함께 판촉 행사를 여는 등 대응에 나섰다. 또 21∼23일에는 세도면 금강 둔치에서 ‘방울토마토&유채꽃 축제’를 개최한다.

지난 7일 수도권 소재의 농협하나로마트 8개소에서 부여농산물 브랜드인 ‘굿뜨래’ 방울토마토 할인 및 시식 행사를 시작으로 전국 롯데마트 20개 지점에서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부여군청을 비롯해 관공서 구내식당 등에서도 방울토마토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멀쩡한 방울토마토도 ‘식중독’ 사태로 외면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아쉽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판촉 행사를 실시하고 방울토마토 소비감소 및 가격폭락으로 어려워하는 농가들이 조금이나 힘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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