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들여온 ‘피자왕’ 성신제 씨 별세…향년 7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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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13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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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성신제 씨가 서울 서초구 쉐라톤 팔래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3일 성신제 씨가 서울 서초구 쉐라톤 팔래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동아일보DB
1980년대 외식 프랜차이즈 ‘피자헛’을 국내에 들여와 외식 문화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성신제 씨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5세.

13일 JTBC에 따르면 경기고등학교 동문회(63회 동창회)는 성 씨가 지난 2일 별세했고 4일까지 모든 장례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경기고 동문회 관계자는 “(성 씨가) 지난 10년간 암으로 28차례 수술하는 등 치료를 받아왔다. 별세 소식에 동문들의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성 씨는 최근까지도 이탈리아 요리 등 외식 사업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 씨는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해군 장교로 복무를 마친 뒤 무역업계에 발을 들였지만, 재직 중이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1980년대 중반 피자헛의 한국 총판권을 얻어 이태원에 1호점을 열었다. 공격적인 매장 확대로 ‘피자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1994년 소득세만 110억 원을 내 개인종합소득세 1위에 오르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피자헛 본사 펩시코와 분쟁 끝에 경영권을 내려놓은 그는 ‘케니 로저스 로스터스’ 치킨으로 다시 승부수를 걸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다. 이듬해 자신의 이름을 딴 ‘성신제 피자’ 1호점을 명동에 열며 재기에 나섰으나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부도를 내며 폐업했다.

이후 내리 사업에 실패하며 ‘실패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2011년부터는 암 투병으로 건강이 악화하며 20차례에 달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성 씨는 오히려 자신의 실패담을 나누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했다.

2018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도 그는 소상공인들을 향해 “읽고, 쓰고, 걸어라. 사업하느라 피곤하다는 이유로 일만 끝나면 아무 생각 안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선 안 된다. 많이 읽고 쓰고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반성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쌓이면 좋은 양분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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