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大 돈봉투 의혹] 檢 “송영길캠프, 의원 등 최소 40명에 9400만원 전달”
민주 全大 돈봉투의혹 영장 적시
“윤관석 등 9명이 돈 전달 관여”
尹 “나와 관련 없어” 전면 부인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21년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 관계자 9명이 국회의원 등 최소 40명에게 현금 총 9400만 원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압수수색영장에 따르면 돈 전달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은 민주당 윤관석 이성만 의원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조모 전 인천시 부시장,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 씨 등 총 9명이다. 검찰은 이들이 “송영길 대표 선거운동을 도왔던 사람들”이라고 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의 경우 전당대회를 8일 남긴 2021년 4월 24일경 강 회장에게 기존 지지세를 유지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뿌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강 회장이 지인으로부터 총 6000만 원을 마련하고 봉투 20개에 300만 원씩 담아 이 전 부총장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의원은 이 전 부총장으로부터 봉투를 10개씩 2번 받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20명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돈봉투 의혹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 탄압이자 국면 전환을 위한 무리한 검찰의 기획수사”라고 반발했다.
검찰은 이 의원의 경우 강 회장과 함께 당 지역 본부장들에게 현금 50만∼100만 원씩을 나눠주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보도된 의혹과 전혀 관련이 없다.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정당법 50조에 따르면 당대표 경선과 관련해 금품을 제공하거나 받은 경우, 또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거나 받겠다고 수락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정근 통화 녹취에 돈요구 정황 “윤관석이 의원 10~20명에 건네 지역위원장엔 50만~100만원씩 송영길캠프 9명 돈조달-배포 분담”
“관석이 형(윤 의원)이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을 좀 줘야 되는 거 아니냐’ 나한테 그렇게 얘기했다. 고민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돈이 최고 쉬운 건데….”
검찰이 확보한 이 전 부총장의 2021년 4월 24일 통화 내역에는 강 회장이 윤 의원으로부터 돈봉투 요구를 받은 정황을 이 전 부총장에게 전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해 송영길 캠프 관계자 9명이 자금 조달, 전달, 배포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돈봉투를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전달된 금액은 한 번에 국회의원은 300만 원, 지역위원장은 50만∼100만 원, 캠프 지역상황실장은 50만 원씩이라고 한다.
● 송영길 캠프 관계자 9명 피의자 적시
압수수색영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송영길 캠프에서 뿌려진 것으로 파악된 돈봉투는 총 9400만 원가량이다. 이 중 8000만 원가량은 당시 캠프에서 조직관리를 맡았던 강 회장이 지인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회장은 송 전 대표의 측근으로 민주당 대전 동구 지역위원장을 지냈고 19대, 20대 총선에 출마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강 회장이 윤 의원의 요청에 따라 3000만 원을 마련한 후 봉투 10개에300만 원씩 담아 전당대회 닷새 전인 2021년 4월 27일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박 씨를 통해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전 부총장으로부터 봉투를 받은 윤 의원은 다음 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명에게 봉투를 1개씩 나눠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같은 날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과 강 회장에게 의원들에게 나눠줄 현금을 추가로 요청했고 강 회장이 다시 지인을 통해 현금 3000만 원을 마련한 후 유사한 경로로 민주당 의원 10명에게 재차 3000만 원을 나눠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돈봉투를 2차례 모두 받은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지금 단계에서 돈봉투를 받은 민주당 의원이 총 20명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돈봉투를 받은 대상으로 수도권과 호남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 의원은 300만 원, 지역위원장은 50만∼100만 원
국회의원 외에 당 지역위원장과 캠프 지역상황실장들에게도 돈봉투가 건네진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과정에는 강 회장과 이 전 부총장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초선인 이 의원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영장에 따르면 강 회장은 2021년 3월 초부터 이 전 부총장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지역본부 담당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전국대의원 및 권리당원 등을 포섭하는 데 사용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어 3월 중순경 강 회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요청이 오자 같은 캠프에서 활동하던 조 전 부시장이 지인으로부터 현금 1000만 원을 마련해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총장 등은 이를 봉투 20개에 50만 원씩 넣어 강 회장에게 전달했고, 같은 달 30일경 강 회장이 지역본부장 10여 명에게 총 9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같은 해 4월에는 수도권 지역위원장 강모 씨가 강 회장의 지시에 따라 현금 500만 원을 마련해 지역본부장 7명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어 4월 말에는 강 회장이 지인을 통해 추가로 현금 2000만 원을 마련했고, 이 전 부총장 등이 이를 50만 원씩 봉투에 담아 캠프에서 일하는 지역상황실장 20명 이상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5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는 35.6%를 득표해 ‘친문 주류’로 분류됐던 홍영표 후보(35.01%)를 0.59%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 대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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