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활동이 감소하며 함께 줄었던 중고교생 음주율이 지난해 일상 회복과 함께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로 우울감을 느낀 학생은 10명 중 3명으로 9년 만에 최대치였다.
13일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2022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 건강 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 건강검사는 전국 초중고교 106개교 9만2693명, 청소년 건강 행태조사는 전국 중고교 800개교 6만 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중고생의 음주율(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의 술을 마셨다고 응답한 비율)은 13.0%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5.0%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인 2020년과 2021년 10.7%로 줄었다가 다시 오른 것이다. 1회 평균 음주량이 중증도(남성 소주 5잔, 여성 3잔) 이상인 위험 음주율도 남학생 6.1%, 여학생 5.1%로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친구와의 대면 활동이 줄어들면서 음주율도 감소했다가, 방역이 풀리며 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져 음주 비율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국 모든 초중고교는 지난해 5월부터 정상 등교를 시작했다.
코로나19 기간 거리두기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겪는 학생들도 늘었다. 지난해 ‘최근 1년 간 2주 내내 일상 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응답한 중고생 비율은 28.7%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3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비율은 2020년 25.2%, 2021년 26.8%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증가세를 보여 왔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도 2013년(4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41.3%를 기록했다.
한편 ‘코로나 집콕’ 여파로 늘어난 과체중 및 비만 초중고생은 2021년 30.8%에서 지난해 30.5%로 소폭 줄었다. 교육부는 일상회복이 진행되며 신체 활동은 늘어났으나 아직 식습관이 개선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비만율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과체중·비만 비율은 도시보다 농어촌 지역에서 높았다. 특히 중학교에서 읍면 지역의 과체중 이상 비율은 34.7%로 도시 지역(26.7%)보다 8.0%포인트 높았다. 2021년에는 이 격차가 2.7%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비만율 등에서 지역별 차이를 확인한 만큼 시도교육감과 협력해 보건교육, 맞춤형 건강프로그램 운영 등 최선을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0월 ‘2024~2028년 학생 건강증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