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공공·민간 시설물의 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민간 시설물의 내진율이 공공시설물에 비해 턱없이 낮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4일 부산시와 부산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현재 부산지역 민간시설물의 내진율은 11.6%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 평균의 15.8%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말 기준 부산지역 공공시설물 내진율 73.8%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내진율이란 기존 시설물 중에 내진설계 기준을 적용했거나 내진보강 등을 통해 내진성능이 확보된 시설의 비율을 말한다.
시는 지난 10일 ‘지진방재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을 당초 계획보다 5년 앞당긴 2030년까지 100%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목표는 2030년까지 91.8%, 2035년까지 100%였다.
초·중·고 학교시설의 내진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 교육청도 올해부터 총 1238억 8000만원을 투자해 187개 학교 353개 동에 대한 내진율을 오는 2026말까지 100% 마친다는 방침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것이다. 지난해 말 부산지역 학교시설 내진율은 76.4%이며 올해 말까지 80.7%로 높인다는 것이 교육청의 방침이다.
이처럼 공공시설은 내진율이 비교적 높거나 완료시점을 정해 추진되고 있으나 민간시설을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정부는 민간시설물의 내진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민간이 내진보강 공사를 할 경우 국비와 시비에서 각각 10%씩, 총 20% 공사비를 지원해주는 ‘민간건축물 내진보강지원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간에서 언제 일어날지 모를 지진에 대비해 공사비의 80%를 부담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4월 초 현재 부산지역에서 내진보강공사로 지금 지원을 요청한 민간업체나 단체는 단 한 곳도 없다.
부산시는 지난 10일 ‘지진방재 강화대책’에서 시비 36억원을 확보하고 민간시설물의 내진 공사비용을 50%까지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얼마나 많은 민간의 신청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민간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공사비의 절반을 지원 받는다 해도 현실적으로 지진에 대비한 공사에 돈을 투자하려는 업체가 얼나나 되겠느냐”고 반문하고 “보강공사 지원비를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에는 지난 1978년부터 2022년까지 규모 2.0 이상 지진이 13회 발생했으며 반경 150km 내에는 총 651회(연평균 14회)가 발생했다. 특히 올 들어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인근의 양산단층에 최소 14개의 ‘제4기 단층’(활성단층)이 확인된 바 있어 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