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들이 음주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하는 음주 운전자를 가둬 경찰의 검거를 도왔다.
부산경찰청은 10일 오후 9시 36분경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음주 상태로 단속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을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바디캠·블랙박스 영상에서 음주 운전자는 경광봉으로 차량을 세울 것을 명령하는 경찰을 무시하고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도주하는 음주 운전자를 쫓으면서 무전으로 상황실에 공조를 요청하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운전자의 주소까지 확보했다.
경찰은 중앙선을 침범하며 도주하는 운전자를 추격하다가 앞쪽에서 주행하는 버스를 발견해 경찰차 방송 시스템으로 차량을 멈춰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방송을 들은 버스기사는 속도를 줄이면서 멈춰 섰고, 마침 반대편에서 오던 버스 두 대도 잇따라 멈춰 서면서 음주 운전자가 도주할 수 없는 형국이 됐다.
경찰은 버스기사에게 계속 멈춰 있어 줄 것을 요청한 뒤에 음주 운전자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음주 운전자는 무면허 상태로 음주 운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 운전자를 검거한 영도경찰서 교통안전계 김병두 경위는 “차량 한 대가 돌진하듯이 비켜가서 급하게 순찰차에 올라 타 (추격했다)”며 “(음주 운전 차량 앞쪽에) 버스가 진행을 하고 있기에 ‘버스를 세우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버스에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그러면서 “(음주 운전 차량 옆쪽에서도) 때마침 버스가 진행하고 있어서 딱 갇히는 형상이 된 것”이라며 “(버스기사님이 버스를 세워주신) 덕분에 안전하게 운전자를 검거하게 돼 고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음주 운전자를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준 버스기사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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