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이한 추모식이 16일 오전 10시 선체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에서 열렸다.
세월호 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의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국회의원과 공무원, 예술인, 종교인, 학생, 일반시민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각각 세월호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 비옷과 스카프, 우산을 지니고 있었다.
추모식은 묵념으로 시작해 기억사, 연대사, 시낭송, 기억의 노래, 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행사 내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며 열띤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까진 기억식 등 세월호 행사에서 ‘추모’에 의미를 둬 박수를 지양했지만 주최 측은 올해부터는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추모하고 기억하되 책임자를 처벌하고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의 박수를 치자는 것이 설명이다.
김원이 국회의원은 연대사를 통해 “희생자들이 살아있었다면 지금 스물일곱이 됐을 것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첫 월급을 받았다며 부모님께 작은 선물을 드렸을 나이, 진지하게 만나는 연인이 있다며 소개해줬을 나이다”며 “일상의 작은 행복을 누렸어야할 아이들이 목포신항에 잠들어있다. 인천항을 떠난지 2507일이 지났지만 아직 제주항에 닿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희생자 304명의 이름과 얼굴, 저마다의 꿈들을 모두의 가슴에 담고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약속한다. 참사의 국가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피해자 지원과 안전사회 건설은 정권과 진영을 초월하는 최우선 과제다. 목포신항 인근 기억관을 비롯해 추모사업이 완수되도록 책임을 다하고, 국회의원으로서 입법 과제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 정무부처의 이행사항 점검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정희 전라남도교육청 정책국장은 “세월호 참사는 교육계에 ‘안전’이라는 가장 소중한 가치를 일깨웠다”며 “안전은 생명과 직결되며, 생명존중이야 말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와 미래를 책임지는 우리 교육계에 던지는 가장 뜨거운 화두”라고 평가했다.
또 “우리는 차별없는 세상, 혐오없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참교육’을 하게됐다”며 “참사 이후 사회 각지에서 내밀어준 따뜻한 손길을 통해 우리사회가 살만한 곳이고, 미래가 희망적임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 위기의 상황에서 빛나던 연대의 힘과 희망을 기억하고 미래세대에 전하겠다. 그리고 생명존중 안전이 담보되는 더 나은 국가 만들기위해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정대성 목포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활짝 핀 꽃으로 가득한 이 봄은 누군가에겐 잔인한 4월이다”며 “늘 이맘때가 되면 별이 된 우리 아이들에게 죄인의 심정으로 너무 미안하다는 말 뿐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가슴에 묻어야할 유가족 여러분께 그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월호 희생이 남긴 교훈을 더 크고 갚지게 지켜나가겠다. 경쟁과 불안을 강요하는 교육에서 더불어살아가는 목포 교육으로 만들겠다”며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위험과 불안으로부터 지킬 것이다. 안전과 생명을 소중히하고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그 봄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학생 대표인 이윤하양(18·목포혜인여고 3학년)은 직접 준비해온 편지를 낭독했다. 당시 10살의 소녀가 19살, 성인을 준비하며 단원고 출신 선배들에게 쓰는 편지다.
이윤하양은 “당시 10살의 어린 아이였던 저는 이제 단원고 2학년 언니, 오빠들보다 더 많은 나이를 먹게 됐다”며 “이 사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더 아름답게 만개했을 4월의 봄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저를 너무 아프게 한다”고 슬퍼했다.
참석자들은 행사 마지막 순서로 ‘기억과 약속은 계속된다, 끝까지’라는 이름의 선언문을 다함께 발표했다. 사회자가 먼저 선언문을 낭독하면 전 참석자들이 제창했다.
선언문에서는 △국가 폭력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과 △진상규명을 위한 추가조치 이행 △생명안전기본법 제정과 중대재난조사기구 설치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세월호 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이날 오후 4시부터 목포 평화광장에서 기억문화제를 진행한다. 기억문화제는 리본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구성됐다. 또 이날 오후 3시18분부터 4시18분까지 팽목항 기억관에서는 4·16재단 주관의 9주기 기억식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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