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비 등 명목 1억2000만원
검찰 “옥중 로비 대가로 의심”
정진상, 金 면회… 115차례 통화
‘백현동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수감 중)가 백현동 개발사업이 추진되던 시기 수감 상태에서 민간사업자로부터 1억20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돈이 ‘옥중 대관업무’의 대가인 것으로 의심하면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김 전 대표가 백현동 의혹과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2015년 4월∼2016년 4월 백현동 민간사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로부터 1억2000만∼1억3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김 전 대표는 수감 기간 정 대표에게 “변호사비가 없다”며 2000만∼3000만 원을 받은 데 이어 “(수감된 혐의와 관련된) 추징금을 낼 돈이 부족하다”며 1억 원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후에도 김 전 대표가 생활비 명목으로 여러 번에 걸쳐 수천만 원씩을 받는 등 2017년 4월까지 총 2억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이 같은 내용을 그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김 전 대표는 백현동 사업과 관련해 성남시에 인허가 알선을 하고 총 77억 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14일 구속됐고, 16일 구속 후 첫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수감 중의 돈거래가 ‘옥중 대관업무’의 대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006년 성남시장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 전 대표가 성남시 인허가를 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정 대표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 측은 “당시 수감 중이어서 사업에 관여할 수 없었다”며 옥중 로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 돈을 빌릴 때마다 차용증도 작성했다고 해명하고 있는데, 실제로 돈을 갚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수감 중에도 측근 등을 통해 대관 업무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이 당시 수감돼 있던 김 전 대표를 면회하고 백현동 개발사업 초기 115차례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검찰은 김 전 대표가 백현동 개발 공사장 식당(함바식당) 사업권을 받고 운영을 맡긴 지인 A 씨에게서 총 2억 원가량을 수차례 나눠 입금받은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 돈이 수익 배분 성격인지를 조사 중이다.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13년경부터 김 전 대표에게 조금씩 빌린 돈을 여러 차례 나눠 갚은 것이다. 돈이 오고 간 기록이 모두 남아 있다”며 “함바식당을 하며 얻은 수익은 2000만 원 정도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