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에 사용된 음료에 위험 수준인 필로폰 0.1g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음료는 학부모를 포함한 9명이 마셨고, 부작용을 경험한 다수가 회복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7일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에서 마약음료 1병(100㎖)에 필로폰 0.1g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보통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인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의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음료는 새벽 구속된 길모씨에 의해 지난 4월 1일 새벽 제조됐다. 중국산 우유에 필로폰을 섞는 방식으로 필로폰 10g이 음료 100병에 나눠 담기는 형태로 제조됐다.
제조된 음료는 이후 모집된 아르바이트생 4명에 의해 강남 학원가 현장에서 3일 배포됐다. 2인1조의 알바생은 마약음료를 받아서 총 18병을 학생들에게 배포했고, 8병이 음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를 포함한 9명이 음료를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또 소재 파악이 안되는 음료 6병은 현재 확인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마약음료 36병을 압수했고 나머지 44개는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알바생들을 시음행사를 진행하면서 설문지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연락처를 적게 한 다음에 완성된 설문지를 카카오톡으로 윗선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로폰 0.1g이 포함된 마약음료 1병을 다 마셨을 경우 급성 중독에 의해 정신착란, 기억력 상실 등의 신체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1병을 다 마신 학생이 있어 일주일동안 큰 고통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음료를 마신 피해자 중 다수가 부작용을 경험해 심리 지원을 포함한 지원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음료를 배포한 알바생들은 일당 15~18만원을 받으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 중 2명은 호기심에 남은 마약음료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 알바생 4명 중 1명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계된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사안이 중한 만큼 어떤 법률을 적용할지 고민 중이다.
알바생 중 1명은 대학생으로 특정 커뮤니티에 모집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경찰은 알바생 모집 글이 올라온 사이트 등을 수사 중이다.
또 알바를 모집한 사람들과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마약을 했으니 1억원을 달라’며 카카오톡과 전화로 협박한 사람들에 대해 수사도 진행 중이다.
한편 경찰은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관련 피의자 총 7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이날 송치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