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금 마련 및 전달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사진)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혐의를 부인하는 강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전날(16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강 회장은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 캠프에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원외 인사인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강 회장 등이 주축이 돼 활동했다. 이들을 포함해 캠프 인사 9명이 이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돼 12일 압수수색을 받았다. 특히 강 회장은 9400만 원의 돈봉투 중 8000만 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1400만 원에 대해서도 자금 조성을 지시, 권유한 것으로 압수수색영장에 적시됐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진술과 휴대전화 녹음파일 등 상당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강 회장과의 통화에서 “지금 강래구 감사님께서 엄청 보급투쟁에 애쓰고 계신다. 최일선에 계신다. 내가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말하며 생색을 내기도 했다. 이 전 부총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돈봉투를 마련하게 된 배경과 당시 상황 등에 대해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 회장을 한두 차례 추가로 불러 조사한 뒤 혐의를 계속 부인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로선 자금 출처를 확인하고, 국회의원 10∼20명에게 300만 원씩이 담긴 돈봉투 20개를 직접 건넨 것으로 지목된 윤 의원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강 회장이 지인을 통해 마련한 6000만 원을 300만 원씩 나눠 돈봉투를 만든 후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 씨와 이 전 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윤 의원 등의 변호인을 검찰청사로 불러 압수품 포렌식 참관 절차를 진행했고, 박 전 보좌관 등 핵심 피의자 조사에 앞서 압수품 분석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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