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진단을 받은 후 회복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진 3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민규 씨(38)는 지난달 두통이 심해 찾은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김 씨의 가족은 여덟 살 딸이 아빠를 ‘아픈 사람을 살린 멋지고 자랑스러운 아빠’로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 김 씨는 7일 이대서울병원에서 심장, 신장(좌·우), 폐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서울에서 삼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김 씨는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솔선수범해 돕거나 베풀기도 했다. 가족에게 김 씨는 딸과 놀아주는 것을 즐기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아내 정민정 씨는 김 씨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인 지아를 남겨줘서 고마워요. 당신 생각하며 잘 키울 테니 아무 걱정 말고,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항상 웃으면서 지내요. 나중에 지아에게는 아빠의 심장이 누군가의 몸에서 살아 숨 쉬고 있으니 지아와 언제나 함께 있는 거라고 이야기해 줄게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어린 딸을 두고 떠나야만 하는 슬픔은 미뤄 짐작하기도 힘들지만,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이 전해주신 소중한 생명 나눔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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