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산 힐튼호텔 자리에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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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출산 장려 위해 제안

서울 중구가 남산 인근 ‘밀레니엄힐튼서울(힐튼호텔)’ 재개발 용지에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구는 최근 힐튼호텔 재개발 용지 일부를 기부채납 받아 공공 산후조리원을 설립하자는 의견을 소유주 측에 제시했다. 구 관계자는 “도심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출산 장려 대책 중 하나로 검토 중”이라며 “완공될 경우 복원된 한양도성이 보이는 산후 힐링 명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공 산후조리원은 민간 산후조리원보다 가격이 저렴한 반면 서비스 질은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힐튼호텔은 1983년 지하 1층, 지상 22층 규모로 지어진 5성급 호텔이다. 1세대 건축가 김종성 씨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직접 부탁받아 설계했는데 ‘남산 뷰’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여러 차례 소유주가 바뀌었다. 현 소유주인 이지스자산운용은 2027년까지 호텔을 허물고 오피스·상업 복합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호텔 운영도 중단된 상태다.

계획대로 중구에 공공 산후조리원이 생긴다면 서울 자치구 중 세 번째가 된다. 현재 송파구가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2014년부터 공공 산후조리원을 운영 중이다. 2주 이용료가 구민은 190만 원, 다른 지역 주민은 209만 원으로 전국 평균(243만 원·2020년 기준)보다 저렴하다. 서대문구도 위탁업체를 선정해 8월부터 공공 산후조리원을 시범 운영한다.

인구 감소로 고민하는 건 서울시도 마찬가지이다 보니 시 차원에서 공공 산후조리원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 8월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해 시내 산후조리원 실태를 파악한 뒤 설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에서 ‘출산 및 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통과돼 시립 공공 산후조리원을 만들 근거도 생겼다.

다만 공공 산후조리원 건립이 자치구 전체로 퍼지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자체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인 데다 민간 산후조리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수요는 늘고 있지만 예산이 워낙 많이 드는 데다 적자까지 불 보듯 뻔해 쉽게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산 힐튼호텔#공공 산후조리원#출산 장려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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