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이른 더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해제의 영향으로 보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15주 차(1월 1일∼4월 15일)에 전국 표본감시 병원 208곳에서 신고된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3262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85명보다 2배로 증가한 것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계한 올 1∼3월 식중독 의심 신고도 최근 5년 같은 기간 평균보다 약 2배로 많았다. 그중 79%가 노로바이러스 때문이었다.
흔히 ‘겨울 식중독’이라고 부르는 노로바이러스 유행이 4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건 드문 일이다. 통상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11월부터 증가해 이듬해 1, 2월이면 줄어든다.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외식 등 바깥 활동이 늘어난 반면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영향이라고 추정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영유아 시설에서 발생한 식중독 환자는 2018년 1∼3월 231명에서 올 1∼3월 601명으로, 같은 기간 음식점 식중독은 290명에서 448명으로 각각 늘었다. 식중독 의심 신고가 급증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부, 보건복지부, 17개 시도는 21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뿐 아니라 감염된 아이의 구토물을 통해서도 전염된다”며 “아이의 구토물을 닦을 때 알코올 성분의 손소독제는 별 효과가 없으니 락스를 물에 희석해서 써야 하고, 장염 증상이 있는 영유아는 가급적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원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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