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최대 69시간’ 근로 개편안의 수정·보완 작업에 나선 고용노동부가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설문조사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이를 위탁받아 사업을 수행할 업체 선정에 나섰는데, 사업예산만 5억원가량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관련한 대국민 설문조사 및 FGI( 표적집단면접법)를 수행할 위탁업체 모집 공고에 나섰다. 고용부는 내달 8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10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
총 사업예산만 4억6000만원(설문조사 4억1000만원, FGI 5000만원)에 달하는, 설문조사로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
이정식 고용장관은 지난 17일 설문조사 계획을 밝히면서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대규모 설문조사로 노사관계 개혁방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 최초로 하는 최대 규모 조사가 될 것” 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설문조사는 2개 과제로 진행한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관련한 인식조사, 노·사를 대상으로 한 근로시간 제도 현황 및 정책 수요조사로 이뤄진다 .
FGI는 근로자와 사업주 등 노·사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조사로 진행된다. FGI는 목적에 따라 모인 소수의 응답자와 집중적인 대화를 통해 정보를 찾아내는 분석방법이다 .
설문조사는 오는 8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조사결과 여하에 따라 고용부는 현행 정부안으로 추진 중인 ‘주 최대 69시간’ 근로 개편안의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주 69시간’은 무리라고 지적한 상황에서 현행 개편안을 고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무부처 수장인 이정식 고용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궁극적으로 실노동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건 확실하다” 면서 “방법 면에서는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노사가 모두 공감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었다.
다만 “대통령의 60시간 상한캡 언급은 현행 52시간에 ‘5~30인 미만 ’ 사업장의 경우 추가연장근로 일몰제로 60시간까지 가능한데, 이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노동시간이 건강권을 훼손하는 쪽으로 규제하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지적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발언이 현행 개편안에 무조건적인 ‘정책 수정’을 주문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근로자의 정당한 휴식 보장이나 소위 ‘공짜노동’으로 불리는 포괄임금 근절 등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만 마련된다면 현행 개편안이 충분한 대안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달 6일 연장근로 관리를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해 일이 몰릴 때 최대 주 69시간까지 집중적으로 일하고, 일이 적을 때 장기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주 69 시간’ 근무라는 시간개념에 논쟁이 과열하면서 정부는 결국 수정·보완하는 쪽으로 가닥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도 직접 ‘주 69시간’ 근무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데 정책 선회를 지시했다. 현재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개선안 마련을 위한 여론수렴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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