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돈의문을 비롯한 4대문 안 조선시대 핵심 유적을 복원하고 풍납동과 몽촌토성 유적지 발굴에도 나선다. 한강변 물길을 따라 선사시대부터 현대사까지 역사문화 유적을 조망하는 프로그램과 공간도 만든다.
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2000년 역사도시 서울, 새로운 꿈’을 비전으로 과거, 현재, 미래가 어우러져 매력이 넘치는 역사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역사도시 정책은 4대 분야, 11개 전략, 45개 추진과제로 추진한다. 향후 5년 간 총 1조28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도심권에서는 4대문 중 유일하게 복원이 되지 않았던 돈의문을 비롯해 경복궁, 종묘 사직단, 광화문 월대, 덕수궁 선원전 등을 복원한다. 도심권 핵심 유적 복원을 통해 ‘청와대~광화문~용산~현충원’으로 이어지는 국가 대표기념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의정부지는 유규를 복토하는 대신 주요 건물을 디지털 복원하고 상부에는 역사 유적광장으로 조성한다. 복원이 어려운 경희궁지와 고대 백제 왕성 등 역사 속 핵심 거점은 학술고증을 거친 뒤 디지털 복원에 나선다. 현존하는 최고의 금속활자, 과학기구(일성정시의) 등이 발굴된 종로구 공평동 15·16지구에는 유적 전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고려 남경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청와대와 고려 건축물 흔적이 출토된 신영동 유적지 등을 활용한 고려사 연구의 기초 작업도 진행한다. 백제 왕성인 풍납동 토성 복원을 위해 왕궁 추정지 등 핵심 권역에 대한 집중 보상에 나선다.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정주환경 개선도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 곳곳에는 역사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전시관, 공연장 등을 조성한다. ‘한강역사문화홍보전시관’, ‘이순신 기념관’, ‘전통문화체험시설’, ‘서울물길박물관(가칭)’ 등을 만든다.
한강변에서는 나루터를 활용한 ‘조선뱃길 투어’, ‘독립운동 유적지 투어’, 석유비축기지 등의 미래 유산을 활용한 ‘산업화 현장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물길을 따라 광나루한강공원과 암사동 유적 사이에는 ‘암사 초록길’을 조성해 암사유적지의 접근성을 높인다. 한강 지천인 홍제천 등 수변 문화유산도 정비한다.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을 조선의 수도방어체제로 통합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도 본격 추진한다.
시는 매장 문화재 위치를 지번별로 볼 수 있는 ‘문화유적분포지도’도 구축한다. 해당 지도를 통해 개발 사업 전 거쳐야 하는 ‘문화재 보호조치’를 쉽게 찾아보고, 개발 중 갑자기 문화재가 발굴돼 중단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의 각 박물관과 전시관, 서울역사편찬원 등 각 기관별로 이뤄지던 역사교육도 ‘서울역사교육네트워크’ 구축으로 통합 진행한다. 서울역사박물관 내에 ‘어린이박물관’을 조성하고, 가족 단위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할 예정이다.
최경주 서울특별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계획은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언제든지 역사와 함께하는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역사문화도시로서 서울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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